오리온이 오너 리스크와 실적 부진의 이중고를 겪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이 경찰수사를 받는 동시에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되면서 되면서 오리온의 오너 리스크를 놓고 우려가 커지고 있다.
▲ 담철곤 오리온 회장이 9월10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 출석하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담 회장은 최근 10일부터 열리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채택됐다. 국정감사에서는 담 회장이 노동조합에 가입된 영업사원에게 노조 탈퇴를 요구하고 불이익을 주는 등 노조를 탄압했다는 의혹과 관련된 질문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담 회장은 회삿돈으로 개인 별장을 건설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부인 이화경 오리온그룹 부회장 역시 담 회장과 같은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한 때 담 회장의 오른팔로 알려졌던 조경민 전 오리온 전략부문 사장과 민사소송도 진행되고 있다.
이 부회장까지 담 회장과 같은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게 되면서 오너 일가 전체의 도덕성 논란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오리온은 3분기 실적이 좋지 못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오너 리스크까지 겹치면 경영에 더욱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그룹 전체의 경영을 책임지는 오너가 수사를 받거나 국회의 증언대에 서는 등 경영 외 활동이 늘어나면 그룹 차원의 의사결정 속도, 효율성 등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또한 B2C(기업과 소비자 사이 거래)판매가 대부분인 제과업의 특성을 살필 때 오리온은 기업 이미지 악화에 따라 매출에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그룹 지주사인 오리온홀딩스 주가는 9월7일 경찰이 담 회장을 횡령 혐의로 소환조사할 것이라고 밝히자 장중 52주 신저가를 보이기도 했다.
오리온은 중국에서 실적 부진을 국내 실적으로 방어하고 있다.
이경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8일 “오리온의 3분기 중국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5% 감소했을 것”이라며 “한국 내수 매출은 같은 기간 3% 성장했다”고 추정했다.
박애란 KB증권 연구원 역시 1일 “오리온의 3분기 실적은 국내 호조, 해외 부진으로 요약된다”고 파악했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오리온은 3분기 매출 4850억 원, 영업이익 746억 원을 거둔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7.1%, 영업이익은 6.1% 줄어드는 것이다.
담 회장은 2008년부터 2014년까지 경기도 양평에 개인 별장을 지으면서 200억 원가량의 법인 자금을 유용한 혐의로 9월10일 경찰의 소환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10월2일 담 회장의 부인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은 혐의와 관련된 소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검찰 단계에서 반려됐다.
오리온 관계자는 “회삿돈으로 지은 건물은 담 회장의 별장이 아니라 회사 연수원”이라며 “담 회장에게 제기된 혐의는 조명근 전 사장이 담 회장을 음해하기 위해 지어낸 거짓말”이라고 해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