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구 남양유업 대표가 내놓은 대용량 요거트가 히트상품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대표는 올해 우유소비 부진을 피해 요거트 제품을 다양하게 내놓으려 한다.
하지만 시장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국내 요거트 수요가 늘면서 유제품 업체간 경쟁도 그만큼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 남양유업, 요거트 효자상품으로 떠올라
남양유업에서 주력제품인 우유 대신 요거트가 효자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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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원구 남양유업 대표 |
이에 따라 남양유업이 올해 요거트를 통해 지난해 우유시장 침체에 따른 실적부진에서 벗어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이 출시한 무첨가 대용량 플레인 요거트 ‘밀크100(milk100)’가 지난달 말 일평균 12만 개 팔려나갔다. 출시한 지 4개월 만에 판매가 급증한 것이다.
이 제품이 다른 요거트 제품보다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첨가’라는 데 있다.
이 제품은 탈지분유나 설탕, 안정제 등을 사용해 만든 기존제품과 달리 1등급 국산원유를 유산균만으로 발효했다. 첨가물뿐 아니라 어떤 추가원료도 사용하지 않았다.
이원구 남양유업 대표도 “밀크100은 남양유업의 발효기술을 집약한 제품”이라며 “이 제품을 완전한 무첨가로 만드는 데 상당한 노력과 시간을 투자했다”고 강조했다.
밀크100 제품이 대용량이라는 점도 대중들의 인기를 끌었다.
밀크100은 지난해 8월 기존 1인용 제품(85g)의 10배가 넘는 870g을 시장에 내놓았다. 그뒤 4개월 동안 연매출 25억 원을 달성했다. 올해 목표는 100~150억 원으로 잡고 있다.
남양유업은 우유 판매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요거트와 같은 유제품 구성을 강화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9월 ‘떠먹는 불가리스 그릭요거트’를 내놓았다. 올해에도 발효유 제품개발에 주력하기로 했다.
남양유업은 우유 매출 부진 탓에 지난해 영업손실이 271억 원으로 전년보다 적자폭이 크게 늘었다. 매출도 1조1517억 원으로 6.4%나 줄었다.
◆ 요거트는 왜 사람들 손길을 끌게 됐나
소비자들이 우유를 멀리하면서도 같은 유제품인 요거트는 이전보다 자주 찾고 있다.
우유 시장은 최근 급격히 식어가고 있다. 원유 생산량이 지난해 크게 는 데 비해 경기침체로 소비는 급감하고 있다. 더구나 지난해 우유가 건강을 해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소비자들이 더욱 우유구매를 꺼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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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유업 '매일바이오 플레인'(왼쪽)과 남양유업 '밀크 100' |
농림축산식품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원유 생산량은 모두 221만 톤으로 전년보다 5.7% 늘었다. 그러나 국산우유 재고는 지난해 기준으로 23만여 톤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150%나 늘어난 수준으로 사상 최대치다.
이마트가 집계한 지난해 우유 매출은 전년보다 3.6% 감소했다. 특히 4분기에 8.9%가 줄었다.
소비자들은 요거트 제품을 선호하는 추세다. 요거트는 건강과 다이어트에 좋은 데다 아침식사 대용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각자 개성에 맞춰 음식을 섞어 먹는 ‘모디슈머’ 열풍이 불면서 요거트에 블루베리나 샐러드 등을 곁들어 먹는 문화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링크아즈텍에 따르면 떠먹는 플레인 요거트의 경우 시장규모가 2013년 623억 원에서 지난해932억 원으로 커졌다.
요거트시장에 기업들이 너도나도 뛰어들면서 요거트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유제품업계의 한 관계자는 “우유시장이 침체되면서 기업들 사이에서 요거트 경쟁이 뜨겁다”며 “세계5대 수퍼푸드로 불리는 그리스식(그릭) 요거트가 나오면서 요거트 제품들이 점차 세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떠먹는 요거트 점유율 1위인 빙그레는 지난해 12월 신제품 ‘요플레 요파’를 내놓았다. 빙그레는 이 제품에 기존 요거트보다 3배나 많은 1A 등급 우유를 넣었으며 수년 동안 연구개발해 왔다.
매일유업은 지난해 12월 업계 최초로 내놓은 대용량 플레인 요거트 ‘매일바이오 플레인’을 새단장했다. 매일유업은 올해 이 제품 매출을 380억 원까지 늘려 전년보다 160% 키우기로 했다.
풀무원다논도 지난달 말 ‘그릭 블루베리 치즈’를 출시해 이태원 유명 레스토랑과 공동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