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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 <뉴시스> |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신한사태’에 다시 발목이 잡혔다.
서진원 신한은행장의 연임에 제동이 걸린 것은 건강문제도 있지만 신한사태 당시 금융거래 정보를 무단으로 조회한 혐의로 시민단체의 공세대상이 된 측면도 강한 것으로 보인다.
서 은행장의 후임으로 거명되는 내부인사들도 신한사태와 직간적접으로 연관되어 있어 한 회장에게 부담을 주고 있다.
한 회장은 신한사태의 후유증을 잘 마무리했다는 평가를 받는데 신한사태 악령이 다시 신한금융을 떠돌고 있어 고민이 깊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이르면 오는 24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를 열어 서진원 신한은행장의 후임을 뽑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 행장은 건강이 나빠져 지난달 2일부터 서울의 한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 서 행장은 병세가 호전됐으나 임기가 종료되는 올해 3월 이후에 연임할 수 있는지 아직 판단하기 힘든 것으로 알려졌다.
서 행장은 신한사태에 연루돼 현재 검찰에 고발당한 상태다.
참여연대는 지난 9일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이 2010년 6월11일 정동영 박지원 등 야당 정치인의 금융거래정보를 무단으로 조회했다며 신용정보법 위반혐의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발했다. 서 행장도 같은 혐의로 함께 고발됐다.
참여연대는 지난해 11월에도 서 행장이 취임한 뒤 신한은행이 신한사태와 관련해 고객계좌를 불법으로 조회했다며 그를 검찰에 고발했다. 서 행장은 2013년 국정감사에서 신한은행 고객계좌를 무단으로 살펴보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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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진원 신한은행장 |
금융감독원도 지난해 말 신한은행의 계좌 무단조회 혐의를 추가조사한 뒤 제재심의위원회에 제재안건을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서 행장이 제재를 받을 경우 연임에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한 회장은 서 행장의 건강과 신한사태 문제를 고려해 신한은행장을 새로 뽑는 방안에 무게를 싣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재 차기 신한은행장으로 이름이 오르내리는 후보들도 신한사태와 연관이 있어 내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과 이성락 신한생명보험 사장은 계열사 사장단 가운데 가장 유력한 차기 신한은행장 후보다. 위 사장과 이 사장은 신한사태를 일으켰던 라 전 회장과 신 전 사장의 측근인사로 분류된다.
위 사장은 신한사태가 벌어졌을 때 신한금융 경영관리담당 부사장으로 재직하면서 라 전 회장의 입장을 대변했다.
이 사장은 신한은행이 2010년 신 전 사장을 고소했을 때 ‘정도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반발하기도 했다.
한 회장은 취임 뒤 위 사장과 이 사장을 각각 계열사 사장으로 앉히는 ‘탕평인사’를 실시했다. 그러나 차기 신한은행장을 두고 두 사람이 부딪칠 경우 다시 내분이 생길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회장은 라 전 회장이 ‘가짜 치매’ 논란에 휩싸이면서 신한사태가 다시 언론에 오르내리는 것까지 감수해야 한다.
라 전 회장은 지난달 29일 농심 사외이사로 지명됐다. 참여연대는 곧바로 라 전 회장이 지난해 10월 비리 혐의로 고발된 뒤 알츠하이머 병을 앓는다며 검찰의 소환조사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라 전 회장은 결국 사외이사에서 사퇴하고 검찰 소환조사에도 출석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 회장은 취임 뒤 신한사태의 불씨를 성공적으로 가라앉혔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최근 다시 갈등이 불거진 것으로 보인다”며 “신한은행장 선임 문제에 라 전 회장의 논란까지 겹치면서 신한사태가 재조명돼 한 회장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