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멕시코가 북미 자유무역협정(NAFTA, 나프타) 개정안에 잠정 합의하면서 기아자동차와 현대위아, 현대모비스, 현대파워텍, 한온시스템 등 멕시코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됐다.
28일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멕시코의 북미 자유무역협정 잠정 합의안은 멕시코에 이미 진출해있는 국내 자동차기업들에게 호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과 멕시코는 27일 북미 자유무역협정 개정을 위한 양자 협상을 타결했다. 주요 쟁점이던 △자동차부품 원산지 규정 △일몰조항 △투자자-국가간 소송(ISD) 등을 놓고 큰 틀에서 합의를 봐 협상이 타결됐다.
미국과 멕시코는 자동차산업과 관련해 멕시코에서 생산된 자동차를 미국에 무관세로 수출하기 위한 조건인 나프타 역내 부품 비율을 현행 62.5%에서 75%로 상향하는데 합의했다.
자동차 부품 가운데 40~45%를 시간당 16달러 이상 임금을 받는 노동자들이 생산한 부품으로 해야 한다는 점에도 합의했다.
최저임금 노동자 생산 비중을 높이는 것은 미국에 있는 공장의 멕시코 이전 현상을 막기 위해 미국이 제시한 카드였다.
공식적 언급은 없었지만 미국과 멕시코가 합의한 조건을 만족하지 못하는 차량이 멕시코에서 미국에 수출되면 멕시코 신규 증설 공장에는 20~25%의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기존 멕시코 공장들은 최혜국 대상 관세율인 2.5%의 관세만 부과된다.
이 연구원은 “북미 자유무역협정 개정에 따라 멕시코산 생산 차량에 대한 관세 부과 리스크가 사라졌다”며 “기존 공장과 신규 공장의 규제를 차등 적용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멕시코 신규 공장 진출이 사실상 어려워졌다”고 봤다.
멕시코에 이미 대규모 투자를 진행한 기아자동차와 현대위아(엔진, 등속조인트), 현대모비스(램프, 브레이크, 에어백, 모듈), 현대파워텍(변속기), 한온시스템(공조시스템) 등에게는 우호적 환경이 조성된 것이라고 바라봤다.
기아자동차와 함께 멕시코에 진출한 성우하이텍(범퍼)과 동원금속(도어프레임), 세종공업(머플러), 서연이화(시트와 내장재), 화승알앤에이(고무제품), 유라테크(점화장치) 등도 북미 자유무역협정 개정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