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헌 네이버 대표가 회사 안의 조직을 분사하는 방안을 확대하려고 한다.
김 대표는 네이버의 비대해진 몸집을 줄여 의사결정의 속도와 창의성을 높이기 위해 이런 전략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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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헌 네이버 대표 |
김 대표는 이를 통해 모바일 환경에서 경쟁력을 높이려고 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최근 기업 안의 사업팀을 적극적으로 분사하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4일 사내 독립기업제인 컴패니인컴패니(CIC)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 제도의 대상으로 지정된 사업팀은 서비스, 예산, 재무 등 경영 전반을 독립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 또 시장에서 독립적으로 성공할 수 있다고 판단되면 팀을 별도법인으로 분사하기로 했다. ‘웹툰&웹소설셀’이 첫 번째 대상으로 지정됐다.
이에 앞서 네이버는 지난달 9일 네이버웍스의 분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네이버웍스는 클라우드 저장소 ‘N드라이브’와 오피스, 메일, 캘린더 등을 제공하는 사업조직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네이버가 이전부터 추진하던 분사전략을 가속화하려 한다는 전망이 나온다.
네이버는 2013년 2월 폐쇄형 SNS 서비스인 ‘밴드’ 사업조직을 분사해 ‘캠프모바일’을 세웠다. 같은해 6월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해외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라인플러스’를 설립했다.
네이버는 분사로 조직을 가볍게 만들어 경영의 효율성을 높이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 ‘벤처정신’을 강조해 창의성을 높이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비대한 조직에서 의사결정 과정이 늘어져 신사업 진출에 불리하다”며 “네이버가 몸집이 커진 뒤 창의성은 오히려 떨어졌다는 지적도 많다”고 말했다.
특히 IT산업의 중심이 모바일로 옮겨가면서 빠른 의사결정과 창의성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우버, 카카오 등 벤처기업들은 참신한 아이디어와 빠른 시장개척으로 거대기업으로 거듭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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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
반면 네이버는 PC시대의 성공에 버금가는 성과를 모바일에서 이뤄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이 지난해 11월 말 “네이버는 모바일에서 아무것도 아니다. 없어질 수도 있다”고 말한 것도 이런 위기감에서 나온 것이다.
네이버는 이 의장의 말이 나온 지 2달도 채 지나지 않아 조직개편을 통해 의사결정 과정을 2단계로 대폭 줄였다.
네이버는 분사한 조직이 성공적으로 상장될 경우 기업가치가 높아지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는 점도 기대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라인의 기업가치가 10조 원를 넘어선다는 전망이 나왔다”며 “라인의 매출이 꾸준히 늘고 지난해 4분기 월간활동사용자(MAU)가 1억8천 명을 넘어선 만큼 가치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독자적 성장이 가능한 사업을 분사해 제2의 라인을 만들 것을 기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오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