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영국 에너지 컨설팅회사 웨스트우드글로벌에너지그룹이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4년까지 부유식 LNG생산설비 프로젝트에 530억 달러가 투자될 것으로 예상됐다.
부유식 LNG생산설비는 해상에서 천연가스를 채굴한 뒤 이를 정제하고 액화해 저장·하역할 수 있는 해양플랜트 설비를 말한다. 육상에 천연가스를 정제, 액화할 수 있는 설비를 따로 지을 필요가 없어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웨스트우드글로벌에너지그룹은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적어도 15척 이상의 부유식 LNG생산설비가 설치될 것이라며 “부유식 LNG생산설비시장에 제2의 물결이 도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유식 LNG생산설비 발주가 확대되면 남준우 삼성중공업 사장의 해양플랜트 중심 수주전략이 성과를 거둘 수도 있다.
남 사장은 올해 1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해양플랜트부문에서 차별적 경쟁력이 있는 만큼 삼성중공업의 미래가 밝다고 자신할 수 있다”며 “글로벌 대형 에너지회사들도 삼성중공업을 해양플랜트부문의 절대 강자로 인정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해양플랜트부문에서 대규모 손실이라는 비싼 수업료를 통해 안정적 수익을 낼 수 있는 노하우를 축적한만큼 수주전이 시작되면 삼성중공업이 최대 수혜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남 사장은 기자간담회에서 “해양플랜트 공정에서 비싼 수업료를 치렀지만 그만큼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능력도 길렀다”며 “지금은 해양플랜트 공사단계마다 예상 리스크를 사전에 파악하고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 수익을 낼 수 있다”며 해양플랜트부문에서 더 이상 손실을 보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자신감은 삼성중공업이 2011년 글로벌 대형 에너지회사인 로열더치셸로부터 수주해 인도한 세계 최초의 초대형 부유식 LNG생산설비 프렐류드 해양플랜트에서 나온다.
삼성중공업은 36억 달러에 수주한 해양플랜트를 2017년 출항했는데 이는 지금까지 세계에서 건조된 부유식 LNG생산설비 가운데 최대 규모다. 새로운 규모의 프로젝트에서 조선사가 손실을 보는 수가 많은데 삼성중공업은 그동안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손실을 보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개별 프로젝트의 구체적 수익률을 공개할 수 없다”면서도 “삼성중공업이 2014년부터 2016년까지 해양플랜트부분에서 대규모 손실을 보긴 했지만 프렐류드 해양플랜트는 그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에게 부유식 LNG생산설비는 해양플랜트 가운데서도 결코 놓쳐서는 안 될 일감으로 꼽힌다.
▲ 삼성중공업이 완성한 세계 최대 해양플랜드 '프렐류드 부유식 LNG생산설비'
계약금 규모가 10억 달러 이상으로 매우 큰데다 건조 기간도 길다는 점에서 실적 안정성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상선 가운데 수익성이 가장 좋고 계약금 규모도 큰 것으로 꼽히는 LNG운반선은 가격이 1억8천만 달러에 불과하다. 건조 기간도 2년 반 정도로 짧고 시황에 따라 발주가 큰 영향을 받는다.
삼성중공업은 현재 부유식 LNG생산설비부문 등에서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유식 LNG생산설비는 2011년 이후 세계에서 모두 4척 발주됐는데 삼성중공업이 3척을 수주했다. 특히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2015년 이후 해양플랜트 수주 소식을 전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중공업만 2017년 코랄 부유식 LNG생산설비 등을 수주하면서 해양플랜트 수주잔고를 안정적으로 채워두고 있다.
현재 삼성중공업의 수주잔고에 있는 부유식 LNG생산설비는 코랄 부유식 LNG생산설비와 말리에시아 회사 페트로나스로부터 수주한 PFLNG-2 등 2척이다. 각 프로젝트의 계약금은 25억 달러, 15억 달러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중공업이 해양플랜트시장 회복기에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이라며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등 경쟁회사보다 해양플랜트사업부의 인력과 장비도 잘 보전되어 있다”고 평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