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좀 더 편리하고 안전한 인터넷 사용환경을 만들 수 있는 길을 열고 있다.
2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가 세계 최초로 성공한 블록체인 기술과 인터넷 네트워크의 접목이 인터넷 사용환경을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황창규 KT 대표이사 회장.
KT는 24일 광화문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KT 네트워크 블록체인과 이를 활용한 인터넷 본인인증 기술을 공개했다.
블록체인은 데이터 위변조 방지 기술의 하나다. 블록체인 기술은 '블록'이라고 하는 소규모 데이터들을 체인 형태의 분산 데이터 저장환경에 저장한다.
이 블록에는 해당 블록의 이용, 변경 내역이 모두 기록돼 있고 이 기록은 P2P(사용자 대 사용자)방식으로 모든 사용자에게 똑같이 전송되기 때문에 데이터의 이용, 변경 내역을 일부 사용자가 임의로 수정하거나 누락할 수 없게 된다.
KT의 기술이 개인의 인터넷 사용에 낳는 가장 큰 변화는 본인인증의 간소화다.
현재 모든 인터넷 사용자는 인터넷에 접속하기 위해 IP(인터넷프로토콜)를 이용한다. 하지만 KT의 구상이 실현된다면 IP 대신 고유의 블록체인ID를 통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게 된다.
고유의 블록체인ID를 통해 인터넷에 접속한다는 것은 별도의 인증절차가 필요 없어진다는 뜻이다. 모든 사이트들에서 '로그인'이 사라질 수도 있다. 공인인증서와 같은 각종 인증 프로그램 또한 마찬가지다.
블록체인 기반의 본인인증 기술이 상용화되면 보안성도 매우 높아진다.
현재 해킹 등 대부분의 보안 범죄는 IP를 기반으로 벌어진다. 볼록체인ID를 통해 인터넷에 접속한다면 네트워크 접속 단계에서 IP가 전혀 노출되지 않기 때문에 개인 차원의 보안위협이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
블록체인 기술이 가장 큰 각광을 받고 있는 금융분야에서도 KT의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계기로 변화가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블록체인 기술 단계에서 국가, 세계 단위의 전자화폐 공식 도입이나 완벽한 개인 사이(P2P) 금융 거래는 어렵다. 기술력 뿐 아니라 무정부적 철학을 기반으로 탄생한 블록체인 기술의 금융분야 적용을 둘러싼 논의도 여전히 정리되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KT의 이번 구상이 구체화된다면 지역사회 단위의 지역 가상화폐 도입이나 은행 등 중앙 거래소의 보안절차, 본인인증 절차 간소화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 가상화폐를 발행하려는 지역사회나 보안절차를 간소화시키고 싶어하는 은행 등이 KT의 블록체인 플랫폼을 이용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제2의 인터넷 혁명’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인터넷 혁명은 1989년부터 1992년까지 진행된 월드와이드웹(www), 비쥬얼 인터넷 브라우저 개발(모자이크, 넷스케이프 등) 등에 따른 인터넷 사용 환경의 획기적 변화를 말한다.
KT의 블록체인 기술이 인터넷 사용자들의 인터넷 사용 행태를 완전히 변화시킬 수 있는 시작점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