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준영 기자 junyoung@businesspost.co.kr2018-07-17 18:2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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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독일 에너지저장장치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독일은 태양광 모듈부터 배터리까지 일괄적으로 공급하는 체계를 발판 삼아 독일 에너지저장장치시장에 본격적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 권순황 LG전자 B2B사업본부장 사장.
LG전자는 최근 독일에 기존보다 성능을 크게 개선한 신제품 에너지저장장치 GEN1.0VI를 내놓았다.
GEN1.0VI의 배터리용량은 6.4킬로와트시로 두 개를 연결하면 독일 4인가족의 하루 전력 사용량 10~15킬로와트시를 충당할 수 있는 제품이다.
LG전자가 독일에서 에너지저장장치에 주목하는 까닭은 신재생에너지시장 규모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에너지저장장치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태양광이나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에서는 에너지저장장치는 필수로 꼽힌다.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시간대가 한정돼있기 때문에 에너지저장장치로 전력을 저장해야 한다.
LG전자는 이전부터 독일에서 태양광 모듈 및 에너지저장장치를 공급해왔던 데다 LG화학도 유럽에서 배터리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는 만큼 브랜드에 따른 경쟁 우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태양광 모듈에서부터 배터리와 전력변환장치로 구성된 에너지저장장치까지 한 번에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이 LG전자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태양광 시스템 공급회사가 애초부터 에너지저장장치를 묶음으로 판매한다면 소비자들이 제품을 별도로 사는 수고로움을 덜어줄 수 있어 판매를 늘리기에도 유리하다.
발츠 그린탈스 델타 에너지환경부 수석 연구원은 유럽 신재생에너지 전문매체 에너지스토리지와 인터뷰에서 “독일 소비자들은 태양광 시스템을 구입할 때 전력변환장치를 포함한 에너지저장장치를 함께 구입하는 것이 보편화되어 있다”며 “전력이 고갈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줄어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LG전자 관계자는 “LG전자가 독일에서 태양광 모듈부터, 전력변환장치, 배터리까지 사후관리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며 “특히 독일에서는 가정용 에너지저장장치 관련 전체 솔루션을 공급하는 유일한 회사”라고 말했다.
LG전자는 2010년부터 독일에 가정용 태양광 모듈을 공급해왔으며 2016년부터 에너지저장장치시장에도 진출했다.
태양광 모듈은 유럽 태양광 전시회인 ‘인터솔라’에서 2013년과 2015년, 2016년에 본상을 수상했을 정도로 제품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또 전 세계적으로 이미 기술력을 공인받는 LG화학의 배터리셀과 모듈을 사용한다는 점도 LG전자로서는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요소다.
독일은 최근 신재생에너지 및 에너지저장장치 수요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독일 에너지수자원협회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독일은 올해 상반기까지 풍력 및 태양광 발전을 포함한 신재생에너지 기반의 전력량이 1180억 킬로와트시에 이르러 전체 전력 공급량의 약 36.5%를 차지했다. 독일 역사상 처음으로 석탄(35.1%)을 앞섰다.
독일은 세계 최대 가정용 에너지저장장치시장으로도 꼽힌다. 올해 글로벌 에너지저장장치시장의 삼분의 일인 약 4만 대의 에너지저장장치가 독일에서 설치될 것으로 추산된다.
LG전자는 독일을 교두보로 삼아 유럽 에너지저장장치시장으로 영역을 넓힐 계획을 세워뒀다.
유럽연합(EU)이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 시행에 속도를 내면서 탄소배출권의 가격이 오르고 있는 데다 에너지저장장치의 가격경쟁력이 강화되고 있어 독일을 비롯한 유럽의 신재생에너지 수요는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유럽 가정용 에너지저장장치시장 규모는 2023년까지 연 평균 14.5%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글로벌 가정용 에너지저장장치시장은 올해 1259메가와트시에서 2020년 약 1889메가와트시로 연 평균 15%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체 에너지저장장치시장 규모는 2020년까지 약 74억 달러(8조3361억 원)에 이를 것을 추산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