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1년의 성과평가 및 향후 과제' 토론회에서 축사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
인터넷전문은행의 성장을 위해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소유를 제한하는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인터넷전문은행을 대상으로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하는 데 긍정적 태도를 보였다.
민병두, 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1년의 성과 평가 및 향후 과제’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김우진 금융연구원 박사는 발제 발표에서 “출범 1주년을 맞이한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은 서비스의 편의성과 가격 경쟁력 등으로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기존 은행의 경영전략을 변화시키는 등 은행 산업 내 메기효과를 일으켰다”고 평가했다.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2017년 출범한 뒤 지난 1년 동안 각각 70만 명과 567만 명의 고객을 모집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김 연구원은 “금융당국은 설립 초기단계인 인터넷전문은행이 경영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자기자본 부족으로 대출자산 확대에 애로가 발생하는 문제를 없애기 위해 증자 문제를 선제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대출이 빠르게 늘고 있어 적정한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본을 확충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은산분리 규제에 가로막혀 KT나 카카오 등 ICT(정보통신기술)기업의 출자가 쉽지 않다.
심성훈 케이뱅크 대표와
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는 나란히 토론회에 참석해 은산분리 규제 완화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심성훈 케이뱅크 대표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성장을 위해서는 시장의 판을 흔들 수 있는 과감한 의사결정과 함께 증자를 감당할 수 있는 주주의 존재가 필수적”이라며 “금융혁신과 은산분리의 취지를 모두 잡을 수 있는 특례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도 “ICT 기업과 관련한 인터넷전문은행 소유 지분 완화는 은산분리 대원칙의 훼손이 아닌 혁신적 금융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고 금융시장을 통한 경제 활성화를 이뤄나갈 수 있는 기회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대형 국회 입법조사처 금융공정거래팀 입법조사관은 “인터넷전문은행이 경영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은산분리 규제 등 법적 불확실성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며 “금융의 근본적 혁신을 위해서는 은산분리 규제 완화를 넘어 규제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토론회 축사에서 “그동안 인터넷전문은행을 활성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지만 은산분리정책 방향과 관련한 고민으로 입법화가 진전되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며 규제 완화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그는 “은산분리 제도가 도입된 1982년과 지금은 경제 규모, 경제 시스템 등이 많이 달라졌다”며 “은산분리는 금융산업의 기본원칙으로 지키되 인터넷전문은행을 대상으로 규제를 국제적 수준에 맞춰 나가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 의원은 축사를 통해 “이제 막 첫걸음을 뗀 인터넷전문은행이 앞으로 핀테크 산업에서 어떤 역할을 감당하느냐에 따라 우리나라 금융산업은 크게 변할 것”이라며 “인터넷전문은행이 혁신적 서비스를 통해 기존 금융의 대안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재호 의원은 “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혁신성장의 속도를 강조하고 있다”며 “금융분야의 혁신성장은 기술혁신과 제도혁신을 통해 이뤄지는 만큼 올해 안에 성과를 낼 수 있도록 국회에서 힘쓰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