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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유일 쌍용자동차 사장 |
이유일 쌍용자동차 사장이 3월 퇴임할 뜻을 밝혔다. 2009년 2월 쌍용차 공동 법정관리인에 선임된 이후 6년 만이다.
이유일 사장은 21일 신차 '티볼리' 시승행사에서 "오는 3월25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퇴임 이유에 대해서 말을 아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 사장이 신차 티볼리의 초반성적에 따라 3월 열리는 정기 이사회에서 연임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사장은 신차 티볼리가 출시 일주일 만에 예약판매량 5천여 대를 달성하는 등 돌풍을 일으켰지만 사장에서 물러나는 쪽으로 마음을 굳혔다.
이 사장은 경영난에 허덕이던 쌍용차를 6년 동안 맡아오면서 어느 정도 경영정상화를 이뤄낸 만큼 이 시점에서 물러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일부 관계자들은 최근 쌍용차 해고자들의 복직문제가 이슈화하면서 심리적 부담을 느낀 것도 사임의사를 굳힌 데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관측한다.
이 사장은 "(퇴임과 관련해) 대주주인 마힌드라그룹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과 2년 반 전에 약속했다"며 "가족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마힌드라 회장이 가족이 원하지 않으면 연임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차기 사장 선임과 관련해 "대주주가 알아서 할 일"이라며 "차기 대표는 인도 마힌드라그룹에서 오지 않을 것이고 와서도 안 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사장은 "내가 회사를 완전히 떠날지 아직 모른다"고 말해 고문이나 이사회 의장 등의 직책을 맡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 대표는 쌍용차 미국시장 진출 타진을 위해 컨설팅을 의뢰한 현지업체를 만나기 위해 29일 미국 출장길에 오른다.
이 사장은 현대차 마케팅본부장 출신으로 2009년 법정관리인에 선임돼 쌍용차를 이끌기 시작했다. 당시 쌍용차는 최악의 시기를 맞고 있었다. 2007년 이래로 적자가 계속됐고 노사대립은 극한으로 치달았다.
이 사장은 취임 첫 해인 2009년 2646명의 직원을 정리해고하며 쌍용차 구조조정을 지휘했다. 그는 사장에 취임한지 2년 만인 2011년 인도 마힌드라&마힌드라그룹과 대주주 지분 인수 절차를 마무리하고 기업회생절차를 종결했다.
쌍용차는 이 사장의 아이디어로 2011년부터 판매모델을 ‘코란도 시리즈’로 일원화했다. 쌍용차는 그 뒤 ‘코란도스포츠’와 ‘코란도C’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시장에서 선전하며 2013년 최초로 글로벌 판매량 14만 대를 넘겼다.
이 사장은 쌍용차의 2014년 1분기 당기순이익을 107억 원 흑자로 돌려세워 쌍용차의 회생가능성을 열었다. 쌍용차는 2014년 주요수출국인 러시아 경제위기와 주변국 정치불안으로 수출이 10% 넘게 줄었지만 내수 시장에서 2005년 이후 가장 많은 6만9036대를 판매했다.
이 사장은 쌍용차 사장에 취임한 뒤 "신차만이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며 신차개발을 적극적으로 독려했다.
쌍용차는 이 사장 취임 전인 2009년 연구개발에 891억 원을 투자해 투자비가 1천억 원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이 사장 취임 이후 크게 늘어 2013년 1535억 원을 투자비로 책정했다.
쌍용차의 모그룹인 마힌드라그룹도 신차개발을 위한 연구개발비 지원을 늘렸다. 쌍용차는 그 덕분에 신차 티볼리 개발에 모두 3천억 원이 넘는 금액을 투자할 수 있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