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투자증권이 퇴직연금의 계열사 의존도를 낮추고 소매금융과 투자금융부문에 더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7월1일부터 시범적으로 적용될 금융그룹 통합감독이 계열사 내부거래를 줄이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퇴직연금에 현대차그룹 계열사 물량을 많이 보유한 현대차투자증권이 계열사 의존도를 낮춰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투자증권은 퇴직연금부문에서 계열사 물량이 83.7%를 차지한다. 국내 증권사 가운데 내부거래 의존도가 가장 높다.
금융감독원은 4월 금융그룹 통합감독 간담회에서 현대차그룹을 내부거래 의존도가 과다한 사례로 꼽았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퇴직연금부문에 계열사에서 끌어온 계약건수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노동자 대표와 협의한 뒤 각 노동자의 동의에 따라 계약을 맺기 때문에 공정거래법 등을 위반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감원은 퇴직연금계약에 계열사 비중이 높은 것도 엄연히 운용수수료 수입을 계열사에 의존하는 것이라고 바라보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근로자 동의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계열사 의존이 아니라는 주장도 있지만 지나치게 계열사 비중이 높은 현재 상황을 봐야 한다"며 "무더기로 한 보험사에 퇴직연금계약을 하는 것은 금융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일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차투자증권 관계자는 “퇴직연금부문에서 거두는 순이익이 전체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0%가 안 돼 동반부실의 위험도 없다”면서도 “그렇지만 퇴직연금부문 수익 다각화를 위해서라도 외부영업을 강화해 다른 회사와 계약물량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투자증권은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앞으로 퇴직연금부문뿐만 아니라 소매금융과 투자금융(IB)부문을 더 강화하기로 했다.
소매금융과 투자금융은 각각 2017년, 2016년부터 순이익이 꾸준히 늘어나 이미 현대차투자증권의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잡았다.
소매금융은 1분기 순이익이 분기최대실적을 보였고 투자금융은 1분기 순이익이 2017년 1분기보다 65% 증가했다. 현대차투자증권은 1분기 전체 순이익이 2017년 1분기보다 61.3% 늘어났다.
현대차투자증권은 보유하던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 자산유동화 기업어음(ABCP)이 채무 불이행에 빠지면서 실적이 악화될 수도 있기 때문에 2분기까지 소매금융과 투자금융에서 고삐를 더 죄고 있다.
현대차투자증권은 5월에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 500억 원어치를 매수했다. 국내 증권사 가운데 가장 큰 액수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투자증권은 7월1일부터 회사이름도 현대차증권으로 바꾸면서 소매금융과 투자금융에 집중하고 새로운 면모로 거듭나겠다는 전략도 세웠다.
현대차투자증권 관계자는 "회사이름에서 투자라는 글자를 빼고 증권만 남겨 소매금융, 투자금융 등에 집중하는 정통 증권사로서 전문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