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기능과 사양을 이전보다 강화한 새 중저가 스마트폰 출시를 늘리며 국내시장에서 다양한 수요층을 공략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수요 침체에 대응해 신규 수요를 발굴하는 한편 샤오미와 화웨이, 홍하이그룹 등 중화권업체의 공세에 맞서 시장 점유율을 지켜내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황정환 LG전자 MC사업본부 부사장. |
삼성전자는 29일 새 중저가 스마트폰 '갤럭시A6'과 '갤럭시진'을 동시에 출시했다.
갤럭시A6은 이통3사와 온라인 쇼핑몰에서, 갤럭시진은 KT에서만 판매된다.
올해 삼성전자는 갤럭시와이드3와 갤럭시J2프로, 갤럭시A8, 갤럭시온7프라임까지 모두 6종의 중저가 스마트폰을 국내에 출시했다.
출고가는 19만 원대에서 59만 원대까지 다양하게 책정됐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출시한 중저가 스마트폰은 모두 5개 모델에 불과한데 올해는 상반기에만 한 달에 한 대 꼴로 신제품을 내놓은 셈이다.
LG전자는 올해 스마트폰사업 핵심 목표 가운데 하나로 "LG 스마트폰을 찾는 고객에게 다양하고 촘촘한 선택지를 제공한다"는 점을 꼽은 만큼 중저가 스마트폰 출시에 더 적극적이다.
올해 LG전자는 상반기에 Q7과 Q7플러스, X4와 X4플러스, X5, 스마트폴더와 X2 등 7종의 중저가 스마트폰을 내놓았다. 출고가는 19만 원대에서 57만 원대까지로 다양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새 중저가 스마트폰은 기능과 성능도 의미 있는 수준으로 개선됐다.
인공지능 서비스나 앞면을 대부분 화면으로 채운 '베젤리스' 디자인, 방수기능이나 듀얼카메라 등 주로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차별화 요소로 꼽히던 특징들이 여러 제품에 적용됐다.
시장조사기관 아틀라스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 갤럭시와이드3과 LG전자 X4 등 중저가 스마트폰 인기제품은 출시 뒤 주간 판매량 상위권에 오르며 국내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중저가 수요 공략에 집중한 전략이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중저가 스마트폰 출시를 늘리는 한편 대부분의 제품을 통신사 약정 없이 구매할 수 있는 자급제 스마트폰으로도 판매한다.
자급제 스마트폰은 알뜰폰 통신사에서 저렴한 요금제로 유심만 구매하는 이용자들이 주된 소비층이다. LG전자는 가장 최근 출시한 X2를 아예 자급제와 알뜰폰 통신사 전용 제품으로 내놓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한국을 포함한 세계시장에서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가 빠르게 침체되자 중저가 스마트폰의 경쟁력을 높여 실적을 방어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중저가 제품의 선택지가 늘어나면 프리미엄 스마트폰 수요 비중이 낮은 청소년과 장년층의 구매를 유도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삼성전자 중저가 스마트폰 갤럭시A6(왼쪽)과 LG전자 Q7. |
중국 화웨이에 이어 대만 홍하이그룹과 샤오미 등 중화권 스마트폰업체들의 진입이 본격화되고 있는 점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중저가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춰내야 하는 배경이다.
샤오미는 최근 한국에 20만 원대의 '미A1'을 자급제와 알뜰폰 통신사용으로 출시한 데 이어 최초로 이통3사에서 '홍미노트5'를 정식으로 출시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하이그룹은 샤프 브랜드를 적용한 스마트폰 '아쿠오스S3'을 최근 SK텔레콤에 출시했고 화웨이도 LG유플러스를 통해 꾸준히 새 중저가 스마트폰을 내놓고 있다.
중화권 업체들의 스마트폰은 가격 대비 성능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중저가 스마트폰의 수요를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단순히 가격만 낮춘 제품으로는 승부를 보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중저가 스마트폰에서 20~30대의 젊은 소비자, 수험생과 중장년층 등 다양한 사용자의 수요를 스마트폰 개발과 출시에 반영하는 전략으로 경쟁력을 갖추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