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카드업계 1위 기업인 신한카드와 복합할부금융 수수료율 협상을 시작했다.
현대자동차는 수수료율을 1.3%로 내려달라고 하지만 신한카드는 1.5%를 고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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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 |
카드업계 관계자들은 현대자동차와 신한카드의 협상 결과에 따라 다른 카드회사들의 태도도 정해질 것으로 본다. 특히 복합할부금융시장 1위인 삼성카드가 이번 협상을 주시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19일부터 신한카드와 복합할부금융 수수료율을 놓고 협상에 들어간다. 두 회사의 카드가맹점 계약은 오는 2월15일 만료된다.
복합할부금융은 소비자가 자동차를 살 때 대리점에서 신용카드 결제를 하면 할부금융사가 대금을 대신 갚고 소비자가 할부금융사에 매달 할부금을 내는 것을 가리킨다.
현대자동차와 신한카드는 현재 복합할부금융 수수료율을 1.9%로 정한 상태다. 현대자동차는 이 수수료율을 체크카드와 같은 수준인 1.3%로 내려달라고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카드는 복합할부 수수료율을 KB국민카드와 동일한 1.5% 이하로 내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KB국민카드와 복합할부금융 수수료율을 협상해 1.9%에서 1.5%로 0.4%포인트 인하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현대자동차의 입장을 먼저 알아본 뒤 수수료율 조정을 검토하겠다”며 “KB국민카드가 합의한 1.5% 이하로 내리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는 이에 앞서 비씨카드와 복합할부금융 수수료율 협상에서 수수료율을 1.3%로 내릴 것을 요구했다. 비씨카드가 KB국민카드보다 체크카드 수수료율이 낮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비씨카드와 수수료율 협상이 결렬되면서 두 회사는 가맹점 계약만 유지하고 복합할부금융 상품 취급을 중단했다.
신한카드는 가입자 2200만 명으로 국내 시장점유율 1위다. 신한카드를 활용한 복합할부금융 전체 금액만 해도 약 6천억 원이다. 현대자동차가 이 점을 고려해 카드가맹점 계약 종료나 복합할부상품 신규취급 중단을 선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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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
그러나 현대자동차는 복합할부금융 시장 1위인 삼성카드와 오는 3월 수수료율 협상을 앞두고 있어 유리한 선례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현대자동차와 신한카드 사이의 수수료율 협상이 결과를 내지 못하고 길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삼성카드는 2013년 말 기준으로 복합할부금융 시장에서 1조2500억 원을 벌었다. 선두기업이었던 현대카드가 관련 상품 취급을 멈추면서 현재 시장 1위에 올랐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카드는 현대자동차의 수수료율 인하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구조의 복합할부금융 상품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카드도 같은 방식의 상품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기존 상품은 고객이 카드로 자동차를 살 경우 할부금융사가 2일 안에 결제금액을 대신 냈다. 그러나 새 상품은 결제일에서 30일이 지난 뒤 할부금융사가 카드사에 대금을 갚는다. 신용카드 거래방식과 비슷해 비슷한 수준으로 수수료율을 유지할 근거가 생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대자동차는 신한카드와 삼성카드에 뒤이어 다른 중소형 카드회사들과도 복합할부금융 수수료율 협상을 해야 한다”며 “신한카드의 결정에 따라 다른 회사들이 취할 태도도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