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현대모비스를 중심으로 연구개발비 투자를 확대하는 기조를 유지하면서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등 완성차 계열사의 연구개발비 비중이 주요 글로벌 완성차회사 가운데 하위권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11일 현대차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현대차의 연구개발비 사용액은 4821억 원으로 매출액의 2.1%를 차지했다.
2017년 1분기와 비교해 연구개발비는 6.4%, 연구개발비 비중은 0.2% 포인트 늘었지만 글로벌 경쟁 회사와 비교해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반면 현대모비스의 연구개발비 비중은 현대차를 앞섰다.
2018년 1분기 현대모비스의 연구개발비는 1897억 원, 연구개발비 비중은 2.31%였다.
2017년 1분기와 비교해 연구개발비는 5.3% 늘었고 연구개발비 비중은 0.4% 포인트 증가했다.
연구개발비 가운데 연구개발 인력의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은 만큼 남양연구소 인력 확충으로 현대차와 기아차의 연구개발비 비중은 앞으로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내부적으로 현대차와 기아차 총괄조직인 남양연구소 인력을 현재 1만3천여 명 수준에서 향후 1만5천여 명 수준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이 현대모비스를 중심으로 연구개발 투자를 늘리는 방향으로 가고 있어 현대차와 기아차의 연구개발비 비중은 큰 폭으로 변화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애초 현대모비스에 투자 및 연구개발 역량을 집중해 미래차 경쟁력을 높이려는 목적으로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를 분할합병 하는 내용의 지배구조 개편안을 내놨다.
이런 기존 개편안이 무산된 뒤에도 현대모비스는 미래차 기술 개발 역량을 높이기 위한 인력 확충 및 투자 확대 계획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현대모비스는 현재 800여 명 수준인 국내 소프트웨어 연구 인력을 2025년까지 4천여 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또 자율주행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현재 부품사업 매출의 7% 수준인 연구개발비 비중을 2021년까지 점진적으로 10%까지 확대하고 자율주행 기술 개발 인력도 현재 600명에서 1천 명이상으로 늘린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그룹의 연구개발 재원 분배 차원에서 현대모비스에 밀리면서 글로벌 완성차 회사와 연구개발비 격차를 좁히기는 더욱 힘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경제연구원이 EU집행위원의 자료를 재구성해 2016~2017년 기준 주요 글로벌 완성차회사 12곳의 연구개발비와 연구개발비 비중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현대차와 기아차는 연구개발비 비중은 최하위였고 연구개발비 규모 역시 하위권에 머물렀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연구개발비 비중은 각각 2.4%, 2.91%였다.
독일 폭스바겐(6.29%), 일본 토요타(3.35%), 미국 GM(4.87%) 등 글로벌 상위권의 완성차회사는 물론 인도 타타(4.11%)보다도 연구개발비 비중이 낮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