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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왼쪽)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제일모직 주가는 언제쯤 안정세를 찾을까?
제일모직이 상장 뒤 연일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증권사들은 제일모직에 반영된 ‘오너 프리미엄’을 들어 여전히 낙관적 전망을 내놓는다. 다만 제일모직의 실제 가치를 냉정하게 평가할 필요가 있다는 증권사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1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제일모직은 전 거래일(9일)보다 1.67%(2500원) 하락한 14만7500원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19조9125억 원으로 집계됐다. 신한금융지주에 이어 유가증권시장 14위에 해당한다.
제일모직 주가는 새해 들어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 2일 17만1천 원까지 오르던 주가는 그 다음날인 5일 하루에만 14.91%나 급락했고 8일까지 4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13만5천원까지 밀렸다.
그뒤 하락 닷새만인 9일 11.11%나 급등하며 15만 원까지 올랐지만 이날 다시 약세로 돌아서면서 15만 원 선이 무너졌다.
제일모직 주가가 요동치는 이유는 많은 투자자들이 제일모직에 반영된 지배구조 프리미엄만 믿고 뛰어들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제일모직의 사업성보다 ‘이재용 주식’이라는 점이 부각되면서 주가가 적당히 올랐을 때 팔아 치우는 단기 투자자들이 대거 몰렸다는 것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제일모직 지분 23.2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도 각각 7.75%씩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제일모직은 삼성그룹 오너 3세 일가의 지분율이 가장 높은 계열사라는 점이 거론되며 삼성그룹의 실질적인 지주회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문가들도 제일모직의 사업가치나 미래 성장동력인 삼성바이오로직스보다 지배구조 이슈에 주목한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현재 사업성 대비 주가가 과도하게 오른 것은 사실이지만 지배구조상 주가 상승 여지는 충분하다”며 “주가가 더 떨어질 때 오히려 적극적으로 매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용기 현대증권 연구원은 사업가치 12만 원에 지주사 프리미엄 8만 원을 더한 20만 원을 제일모직의 목표주가로 제시했다.
하지만 제일모직 주가가 과도하다는 지적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KTB투자증권은 지난 8일 제일모직의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한 단계 낮췄다. 제일모직 투자의견을 낮춘 곳은 키움증권에 이어 KTB투자증권이 두 번째다.
오진원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연평균 성장률을 36%로 잡고 향후 몇 년이 걸릴지 모르는 브랜드 로열티 취득을 미리 반영해도 추가 상승여력을 설명하기 어렵다”며 “주가폭등으로 3세 지분가치는 27년간 그룹 회장직을 역임한 이건희 회장의 지분가치를 이미 상회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박중선 키움증권 연구원도 “제일모직의 잠재력을 감안하더라도 현 시가총액은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지나치게 높다”며 “이제 흥분을 가라앉히고 냉정히 제일모직의 가치를 평가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KTB투자증권과 키움증권은 제일모직의 목표주가를 각각 14만2천 원과 10만 원으로 제시했다. 두 증권사 모두 현 주가가 실제가치보다 고평가됐다고 봤다.
제일모직은 다음달 13일부터 코스피200지수에 특례 편입된다. 대신 코오롱이 코스피200지수에서 제외된다.
특정종목이 상장 후 15매매일 동안 평균시가총액이 유가증권시장 전체 평균시가총액의 1%를 초과할 경우 코스피200지수에 특례편입될 수 있다.
제일모직은 코스피100과 코스피50, KRX100지수에도 편입된다. 코스피100지수에서 현대하이스코가, 코스피50지수에서 삼성증권이, KRX100지수에서 영원무역이 각각 제외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