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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래리 페이지 구글 CEO(왼쪽)과 리옌홍 바이두 CEO |
세계 검색엔진을 양분하고 있는 미국의 구글과 중국의 바이두가 인공지능 기술개발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구글은 인공지능이 인간의 입과 눈과 발을 대신할 수 있도록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입은 동시통역 기술을 통해 인간의 자연어를 이해하는 것이고 눈은 구글글래스로 구현된다. 발은 무인차 연구로 나타나고 있다.
바이두는 구글 짝퉁이라는 비난에서 벗어날 길을 인공지능 연구에서 찾고 있다. 이를 위해 세계에서 인공지능 연구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두 회사는 인공지능을 통해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먼저 조성해 시장을 지배하겠다는 야심을 실현하려고 한다.
◆ 구글 “인공지능이 궁극적 목표가 될 것”
구글의 공동창업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기술을 활용해 우리가 직면한 중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글을 세웠다"고 구글의 존재이유를 강조한다.
구글은 이를 위해 '구글 X'라 불리는 비밀 개발조직을 꾸려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무인차나 구글글라스, 스마트 콘택트렌즈, 특수 풍력발전기 등 각양각색의 연구가 이곳에서 이뤄진다.
구글X팀의 개발업무는 세르게이 브린이 맡고 있다. 래리 페이지는 최근 이 구글X팀의 목표와 관련해 “인공지능이 궁극적 목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구글은 인공지능기업의 인수합병에 적극적이다. 구글은 지난해 1월 인공지능 기술 관련 신생업체 ‘딥마인드’를 4억 달러에 인수했다. IBM, 페이스북과 최종까지 경쟁했지만 결국 구글이 승리했다. 구글은 2012년 세계 최고수준인 로봇회사도 7개나 인수했다.
구글은 2012년 천재 발명가로 불리는 레이 커즈와일을 영입했다. 페이지는 그에게 “하고 싶은 대로 놀아보라”며 인공지능 개발을 총괄하도록 했다.
구글은 커즈와일이 합류하기 전 유튜브에서 1천만 개의 이미지를 무작위로 골라 슈퍼컴퓨터에게 인지시키는 실험을 진행하기도 했다.
마치 갓난아기가 세상의 지식을 흡수하듯이 컴퓨터가 ‘딥 러닝’을 이용해 스스로 학습하도록 내버려둔 것이다. 딥 러닝은 인공지능 컴퓨터가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데이터를 스스로 인지하고 다음 단계로 학습해 나가는 것을 말한다.
구글은 딥 러닝을 스마트폰 음성인식 서비스에 먼저 적용했다.
구글이 개발한 ‘구글 나우’는 음성인식 기술을 기반으로 이용자들의 비서 역할을 일부 수행할 수 있게 됐다. 이용자들이 자연스럽게 음성으로 명령하면 이를 받아쓰고 실행하게 하는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 구글은 왜 인공지능에 매달리나
초기의 인공지능 기술은 수많은 데이터를 하나씩 점검했기 때문에 학습이 더뎠다. 그러나 딥 러닝은 오히려 그 반대다. 데이터가 많으면 많을수록 쉽게 결론을 낼 수 있다.
이 때문에 딥 러닝은 구글과 같이 검색엔진으로 엄청난 데이터와 정보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에게 필수적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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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용자가 스마트폰으로 구글의 음성인식 검색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
구글은 딥 러닝 기술을 통해 인공지능이 인간의 눈과 입과 발을 대신해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을 꿈꾸고 있다.
구글은 먼저 인간이 입을 통해 인공지능 컴퓨터와 소통하도록 만들려고 한다.
구글은 최근 들어 동시통역 기술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래리 페이지는 “2017년이면 구글 번역기로 64개 국어를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인공지능 컴퓨터가 인간의 언어인 자연어를 이해하는 능력을 완벽히 갖춰 언젠가 인간과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도록 하는 게 구글의 목표다.
이는 검색엔진 사이트 이용자가 어떤 모호한 질문을 해도 엉뚱한 답변을 내놓지 않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수준에 이르려면 적어도 ‘문장의 구조’와 자연어를 제대로 이해하는 인공지능 기술이 개발돼야 한다.
구글은 자연어를 이해하는 기술개발을 위해 데이터를 주제별로 분류해 관련 장소와 기타 다양한 지식정보를 연결하는 ‘지식 그래프’ 서비스를 발전시키고 있다.
지식 그래프란 검색엔진 이용자들이 질문을 하면 지금처럼 단순히 주소만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관련된 모든 자료를 ‘종합세트’ 방식으로 제시한다. 현재 7억 개 정도의 주제들이 정리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은 구글글래스로 인간의 눈을 대신하고자 한다. 이용자가 구글글래스에 대고 “가장 최근에 찍은 사진 3장을 구글 플러스에 올려”라고 말하면 구글글래스는 클라우드 시스템을 통해 이 명령을 수행한다.
구글은 구글글래스의 기능을 의료분야에서 상용화할 준비를 하고 있다. 구글이 지난해 6월 발표한 구글글래스 공식 파트너 ‘글래스 앳 워크(Glass at Work)’ 기업 5곳 가운데 3곳이 의료 및 헬스케어 관련 앱을 만드는 회사였다.
특히 스탠퍼드 의대 출신들이 만든 스타트업인 오그메틱스는 구글글래스 앱을 2700건의 진료에 사용한 결과 의사가 컴퓨터와 씨름하는 시간이 업무시간 가운데 50%에서 15%로 줄어들고 환자를 직접 돌보는 시간이 35%에서 70%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구글은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한 무인차 개발을 통해 인간의 발을 자유롭게 하고자 한다.
구글은 지난해 12월 무인자동차 시제품을 최초로 공개했다. 지난해 5월 무인차 모형을 공개한 데 이어 실제로 작동이 가능한 무인차를 내놓은 것이다. 구글 직원들은 매일 무인차를 타고 출근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이 이처럼 인공지능을 다방면으로 개발하려는 이유는 구글의 주요 수익원인 검색광고의 범위를 PC에서 모바일로, 모바일에서 새로운 산업 생태계로 무한정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구글이 인공지능과 관련된 소프트웨어를 독점하면 어디서든 독보적 우위를 차지할 수 있게 된다.
이는 구글의 실적에도 크게 기여하게 된다.
구글은 지난해 3분기 매출이 165억2천 달러를 기록하며 시장전망치인 165억9천 달러를 넘어서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구글의 검색광고가 아직 모바일에서 다양한 접근 인프라를 구축하기 못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 바이두, 인공지능으로 구글 아성 넘는다
‘중국판 구글’이라고 불리는 바이두의 최대 목표도 딥 러닝 분야에서 구글에 맞서는 것이다.
바이두는 지난해 5월 세계 딥 러닝 1인자로 알려진 앤드류 응 스탠포드대학교 박사를 총책임자로 영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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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앤드류 응 바이두 수석연구원 |
앤드류 응은 베이징에 이미 개설된 바이두 연구소와 미국 실리콘밸리의 연구소를 모두 총괄하기로 했다.
앤드류 응은 “인공지능 분야에서 이기는 사람이 중국과 세계시장의 최강자가 될 것”이라며 “지금까지 세계 대다수 기업들이 미국기술을 따라 했지만 바이두는 수백 가지 새로운 기술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바이두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지난 5월 ‘인공지능센터’를 세웠다. 이를 위해 3억 달러라는 자금을 쏟아부었다.
바이두는 올해 인공지능 전문 연구원 200여 명을 더 고용하겠다고 선언했다. 바이두는 완성된 무인차 시제품도 올해 안에 내놓기로 했다.
바이두는 지난해 9월부터 글로벌 완성차업체인 BMW와 손잡고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도로주행 실험을 하고 있다. 이 차량은 센서와 카메라를 장착해 도시 도로를 영상녹화하고 있다.
바이두는 무인차를 통해 중국 도로여행 데이터를 수집하고 자체적으로 지도 서비스를 강화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바이두의 창업자 리옌홍은 ‘구글 짝퉁’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 인공지능이라는 새로운 분야에서 선두를 차지하려는 목표를 향해 달리고 있다.
앤디 천 홍콩대학교 인공지능 분야 연구원은 “바이두가 IT기술 분야에서 선두주자가 되려면 기존의 기술을 따라 하지 않고 새 기술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두는 인공지능 부문에서 세계적 전문가들을 끌어모아 구글을 뛰어넘어 2020년까지 1600억 위안(약 28조 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