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블라인드펀드를 꾸리기 위해 운용사를 고르고 있지만 여전히 까다로운 조건에 운용사들은 수익률을 높여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6천억 원 규모의 블라인드펀드를 위해 운용사 선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이번 블라인드펀드는 '밸류애드'와 '로지스틱스' 투자로 구분해 4월12일까지 운용사들의 제안서를 받았다.
'밸류애드'의 투자대상은 부가가치를 높이는 전략을 실행할 수 있는 국내 부동산이다. 기존건물 매입한 뒤 리모델링 등 여러가지 작업을 통해 건물 가치를 높이고 기대수익률을 끌어올리는 방식 등으로 진행된다.
'로지스틱스'는 물류관련 시설 등에 투자하는 것으로 국민연금이 물류 관련 블라인드펀드에 투자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민연금은 '밸류애드'부문에 2개 운용사를 선정하고 각각 2천억 원씩 출자한다. 각 펀드에 3천억~5천억 원까지 자금을 모으기로 했다.
부동산 블라인드펀드 수익률은 보통 5~7%로 예상하는데 국민연금은 '밸류애드'에서 기대수익률을 9%까지 기대하고 있다.
'로지스틱스'에서는 1개 운용사를 뽑고 2천억 원을 내놓는다. 펀드 총액은 5천억 원까지 모으기로 했고 기대수익률은 8%로 잡고 있다.
그러나 국민연금이 내건 기대수익률이 다소 높아 운용사로서는 부담을 안을 수 있다. 로지스틱스부문은 국민연금에서 처음 투자를 하는 분야로 예상수익률이 빗겨갈 가능성도 있다.
운용사는 기대수익률을 달성해야 성공보수를 받을 수 있는데 8%부터는 운용사들이 부담스러워 할 수 있다.
국민연금은 8% 수익률을 조건으로 2017년 10월 블라인드펀드 운용사를 모집했다가 흥행에 참패한 적이 있다.
당시 운용사 3곳을 뽑는 데 단 6곳만 지원했다. 이 때문에 2배수를 뽑는 1차 후보자명단에 전원이 올라가는 초유의 일이 일어났다.
비슷한 시기 KDB산업은행은 사모(PE)·벤처(VC) 펀드 성공보수 지급기준 기대수익률을 7%, 한국모태펀드는 3%까지 낮췄다. 당시 운용사들은 국민연금에 지원하는 대신 교직원공제회 등 다른 기관출자 펀드에 지원서를 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관 출자자금은 안정적 자금을 바탕으로 자산운용 규모를 키울 수 있어 자산운용사들이 치열한 경쟁을 하기 마련"이라며 "정부에서는 무리한 수익률보다는 산업 전반의 균형 발전을 위해 기관 출자자금 활용에 관한 전략을 조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비즈니스포스트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