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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을 졸업하자마자 난관에 부딪혔다. 임금단체교섭협상에서 노사간 의견차이를 좁히지 못하자 노조가 파업으로 달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직접 광주공장을 찾아 노조원을 달래고 전국 대리점 대표들과 광주시 시의원 등이 평화적 해결을 요구했지만 갈등의 끝이 보이지 않고 있다.
◆ 임금인상 놓고 노사간 평행선
6일 업계에 따르면 박삼구 회장과 김창규 금호타이어 사장 등 경영진은 최근 노조의 임금인상 요구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파업으로 생길 손해를 감수하고 파업이 계속 이어질 경우 공장문을 닫는 것도 감안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회사와 노조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부분은 임금인상폭이다. 워크아웃 기간을 거치며 삭감되거나 동결된 임금을 얼마나 올릴지에 대해 의견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회사는 업계 1위 한국타이어 수준까지 임금을 높여주겠다는 입장이지만 노조는 워크아웃 이전 수준의 임금으로 돌아갈 것을 요구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워크아웃 직전 한국타이어에 비해 18% 정도 높은 임금을 받았다.
회사는 매출과 영업이익 등 규모가 다른 상황에서 한국타이어 임금보다 높여주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한다. 한국타이어는 2013년 국내 타이어업체 최초로 영업이익 1조 원을 돌파했고 금호타이어는 같은 기간 3500억 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냈다.
노조는 회사가 워크아웃을 졸업하기까지 회사의 회생을 위해 직원들이 임금동결과 복지축소 등을 감내한 만큼 이를 임금인상분에 반영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임금인상 방식에 대해서도 맞서고 있다.
회사는 임금체계를 변경해 임금의 15%를 인상하겠다고 제시했다.
하지만 노조는 “회사의 이번 제시안은 정률인상 방식에서 정액인상으로 변경되는 것을 전제로 한다”며 “장기적으로 임금상승의 폭을 둔화하려는 전략적 임금억제 정책”이라고 주장한다.
정률인상 방식은 각 근로자의 연봉에 동일한 임금인상비율을 곱하는 것이고, 정액인상 방식은 전체 근로자가 동일한 금액으로 임금을 올리는 방법을 말한다.
회사의 요구대로 하면 처음에 임금이 상승한 것처럼 보이지만 나중에 임금이 하락하게 된다고 노조는 말한다.
◆ 평화적 해결 촉구하는 지역여론
금호타이어 노사는 지금까지 30여 차례의 협상을 진행했지만 여전히 평행선을 걷고 있다. 금호타이어에 따르면 지난달 벌어진 두 차례의 부분파업으로 40억 원에 이르는 손실이 발생했다.
박삼구 회장은 지난달 말 직접 금호타이어 노조의 파업현장을 찾아 파업을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을 졸업하고 해결해야 할 문제가 쌓여 있는 상황에서 파업이 장기화할 것을 막기 위해서다. 금호타이어는 현재 미국 조지아주공장 건설 재개와 중국 난징공장 이전 등 큰 현안을 안고 있다.
금호타이어 대리점 대표들도 노조에게 파업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호소문을 지난달 말 발표했다. 이들은 “노조의 파업은 시장신뢰를 실추시키고 회사와 대리점의 경쟁력을 떨어뜨려 대리점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호타이어 공장이 있는 광주시의 시의원들도 5일 오후 시의회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사갈등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했다. 이들은 “금호타이어가 조속히 정상화하고 지역경제가 안정될 수 있도록 노사가 한 발씩 양보하여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