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에서 바이오사업이 1분기에 실적증가를 이끌었다.
바이오사업으로 5대 사료용 아미노산과 핵산 등 조미소재를 생산하고 있는데 앞으로 제품별로 전망이 엇갈리면서 성장률은 다소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
◆ CJ제일제당, 바이오사업이 실적 성장 견인
11일 CJ제일제당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적에서 CJ제일제당의 바이오사업부문이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이며 영업이익 증가에 큰 기여를 한 것으로 분석됐다.
CJ제일제당은 크게 식품과 바이오, 생물자원사업과 자회사인 CJ대한통운을 통해 물류사업을 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4조3486억 원, 영업이익 2103억 원을 냈는데 자회사인 CJ대한통운을 제외한 본사 기준으로는 매출 2조5122억 원, 영업이익 1707억 원을 냈다.
본사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4.7%, 영업이익은 18.4% 늘었다.
사업군별로 살펴보면 식품사업은 매출 1조3162억 원, 영업이익 1168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매출은 0.3%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7.3%가 늘어났다.
생물자원사업은 매출 4894억 원, 영업손실 65억 원을 냈다.
바이오사업은 매출 5920억 원, 영업이익 484억 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30.3%, 영업이익은 61.9% 늘었다.
바이오사업 실적이 CJ제일제당의 수익을 늘리는 데 가장 크게 기여를 한 것이다.
CJ제일제당의 바이오사업은 사료용 아미노산과 핵산, MSG같은 식품조미소재 생산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에 알지닌 등 건강기능식품 등에 사용되는 기능성 아미노산도 생산한다.
CJ제일제당은 상용화된 5대 사료용 아미노산인 라이신, 메티오닌, 트레오닌, 트립토판, 발린을 모두 생산하는 유일한 기업이다.
지난해 말 기준 CJ제일제당의 바이오사업 매출 비중은 라이신이 44%, 메티오닌이 15%, 핵산이 12%, 트립토판 9%, 기타 20%로 구성돼 있다.
매출비중이 가장 높은 라이신은 영양제에 해당한다. 사료로 대두박 대신에 싼 옥수수를 쓰게 되면 필수아미노산이 부족하게 되는데 이를 보충해주는 것이다.
CJ제일제당 바이오사업 실적 성장은 바이오제품들의 판매단가가 오른 것이 원동력이 됐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립토판의 가격이 1kg당 8달러 대에서 11달러 수준으로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며 “핵산의 중국 수요가 계속 늘어나고 있고 알지닌 등 고수익 제품 비중도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미진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고수익 아미노산으로 제품판매 구성비율이 개선되면서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1분기 6.6%에서 올해 1분기 8.2%로 향상됐다”고 파악했다.
◆ 올해도 바이오 고성장 지속될까
CJ제일제당은 바이오제품 별로 올해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CJ제일제당의 바이오사업에서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라이신은 올해 전망이 긍정적이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라이신 판매단가는 통상 국경절과 성수기를 앞두고 2분기 말부터 반등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통상 4분기가 중국의 환경규제 영향으로 판매단가가 가장 높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완만한 업황 회복 국면을 전망하지만 특히 4분기에 가파른 속도의 시황 개선은 아닐 것”이라고 바라봤다.
한국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쟁사인 아지노모토가 브라질과 태국에서 라이신 생산을 전면 중단한다는 결정을 발표했다”며 “아지노모토의 라이신 생산 중단 결정 자체는 CJ제일제당의 아미노산사업 전망에 긍정적”이라고 파악했다.
핵산은 생산량이 부족해 수요 증가를 충족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
박상준 연구원은 “핵산은 중국 중심으로 글로벌 수요가 강세지만 CJ제일제당은 완전생산 상태이기 때문에 성장률은 지난해에 못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메티오닌은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
박상준 연구원은 “메티오닌은 중국 업체들의 가동률 상승으로 판매단가 하락 리스크가 있다”며 “CJ제일제당은 3분기에 45일 동안 공장 정기점검 이후 4분기부터 물량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립토판은 고성장이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
박애란 KB증권 연구원은 “2017년 하반기에 강세를 보인 트립토판 판매단가가 최근 아지노모토의 생산량 확대에 약세로 전환할 수 있다”고 파악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트립토판 판매단가는 지난해 상저하고(상반기 낮고 하반기 높음)였지만 올해는 상고하저를 전망한다”고 말했다.
증권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CJ제일제당의 바이오사업이 올해도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본다.
조미진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CJ제일제당 바이오사업은 고수익 제품의 포트폴리오 확대와 판매량 증가를 통해서 지속적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며 “연간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6.3%에서 올해 9.1%로 올라갈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2분기 이후에는 트립토판 등 주력 제품의 가격이 다소 하락할 것으로 보이나 수율 개선과 포트폴리오 고도화의 효과는 유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바이오사업의 영업이익 성장률이 다소 둔화될 것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바이오는 경쟁사의 트립토판 생산량 증대 및 메티오닌공장 정기 점검으로 잠시 쉬어가는 국면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박애란 KB증권 연구원은 “트립토판 판매단가 인하와 메티오닌 공장 유지보수는 하반기 CJ제일제당 바이오사업에 부담일 수 있다”며 “CJ제일제당은 핵산과 라이신사업이 안정적이기에 인수한 브라질 업체 셀렉타의 실적 반영 효과를 제외하면 올해 CJ제일제당 바이오사업의 영업이익 성장률은 36.5%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