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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고귀한 저항 단식투쟁, 그러나 김성태 단식은 안타깝다

윤휘종 기자 yhj@businesspost.co.kr 2018-05-08 12: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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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고귀한 저항 단식투쟁, 그러나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68911'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성태</a> 단식은 안타깝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단식투쟁 6일째인 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본청 앞 단식 투쟁장에 앉아 있다. <뉴시스>
삼국지 최대 전투 가운데 하나인 ‘적벽대전’에서 손권의 노장 황개는 거짓항복을 신뢰하도록 만들기 위해 계획적으로 대도독 주유의 명령에 불복해 곤장을 맞는다. 

어려운 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수단으로 스스로 몸을 괴롭게 한다는 뜻의 고육지계(苦肉之計)라는 고사성어의 유래다.
 
정치권에서 단식투쟁도 고육지계라고 할 수 있다.

단식투쟁은 사회적 약자들이 목소리를 내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어 왔다.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가 영국의 식민지 지배에 저항해 벌인 단식투쟁이나 1981년 아일랜드 집단 단식투쟁이 대표적 사례다. 우리나라의 세월호 유가족 단식투쟁도 비슷하다.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모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정치투쟁의 수단으로 쓰이기도 한다. 특히 김영삼, 김대중 두 전직 대통령의 단식투쟁은 현대사 물줄기를 바꾼 대사건으로 남아있다.

1983년 김영삼 전 대통령은 신군부에 의해 강제로 정계에서 은퇴한 뒤 자택에서 민주화 5개항을 요구하며 23일 동안 단식투쟁을 벌였다. 신군부는 김 전 대통령의 요구를 받아들이진 않았지만 민심을 자극할 우려가 있다는 판단 아래 김 전 대통령의 가택연금을 해제했다. 김 전 대통령이 주장한 민주화 5개항은 87년 민주화의 길잡이가 됐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단식투쟁으로 우리 정치사에 큰 발자국을 남겼다. 1990년 13일 동안 이어진 단식투쟁은 지방자치제 도입이라는 커다란 변화를 불러왔다.

물론 국민의 호응을 전혀 얻지 못한 단식투쟁도 있다.

2016년 10월 당시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정세균 국회의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7일 동안 단식투쟁을 벌였지만 당대표실에서 문을 걸어잠그고 진행하는 ‘골방 단식’이라는 조롱을 받았다.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는 2017년 10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 연장에 반대하며 단식투쟁을 선언했다. 하지만 아무런 호응을 얻지 못한 채 14일 만에 단식을 포기했다. 네티즌들에게 “단식이 아니라 수염 기르기”, “아무도 관심 없다”는 조롱을 받은 것은 덤이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8일 2시까지 민주당이 끝내 아무런 답을 하지 않는다면 천막농성, 노숙 단식투쟁 등 모든 것을 다 접고 이대로 5월 국회 종료를 선언할 것”이라며 민주당에게 최후통첩을 보냈다. 

'이뤄지지 않는다면 단식을 계속하겠다'가 아니라 '이뤄지지 않는다면 단식을 접겠다'는 논리가 낯설기도 하다. 더욱이 모든 것이 ‘정부와 여당 탓’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단식투쟁을 향한 국민의 시선도 동정적이지 않다.

단식은 몸을 죽음에 이르기까지 학대한다는 점에서 ‘진정성’을 보여줄 수 있는 투쟁방법이다. 하지만 아무리 진정성있는 투쟁이라 할지라도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명분’이 부족하다면 몸은 몸대로 상하고 성과는 얻지 못하는 결과를 낼 수밖에 없다.

김 원내대표의 단식투쟁이 그저 안타깝기만 하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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