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올해 안에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 승인을 신청하려던 계획이 어긋났다.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노동조합은 무기계약직의 정규직 전환 문제를 놓고 합의점을 찾지 못해 통합 논의를 진전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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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노사가 합의해야 조기통합을 승인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외환은행은 하나은행과 합병 예정일을 내년 2월1일에서 3월1일로 변경한다고 30일 밝혔다. 하나금융지주와 외환은행 주주총회일도 내년 1월2일에서 1월29일로 바뀌었다.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노조는 11월 말 각각 통합협상 대표단을 꾸려 협상을 진행했다.
통합협상 대표단은 조기통합 관련 의제를 논의할 대화기구를 만들기로 했다. 이 기구를 통해 통합부터 임금 등 실무사안까지 논의하려 했다.
대표단은 통합을 논의하는 동안 합병절차를 잠정적으로 중단하는 등 주요 쟁점들을 놓고 잠정적으로 합의했다.
그러나 외환은행 무기계약직의 정규직 전환 안건에 대해 의견이 엇갈려 협상이 더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대화기구 구성과 무기계약직의 정규직 전환을 함께 시행하기로 합의했으나 하나금융이 무기계약직의 정규직 전환에 대한 서명을 거부해 협상이 표류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환은행 노사는 지난해 10월 외환은행 본점과 영업지점 무기계약직인 ‘로즈텔러’ 2200여 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데 합의했다. 올해 1월부터 정규직 전환을 하기로 했으나 세부조건이 협의되지 않아 계속 미뤄졌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무기계약직의 정규직 전환이 조기통합 사안과 별개의 문제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정규직 전환은 외환은행 노사가 임금단체협상에서 논의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노조가 조기통합을 합의해야 합병을 승인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그는 최근 출입기자단 송년세미나에서 “노사합의를 이끌어내야 조기통합의 모양새가 좋다”며 “우리도 오래 기다릴 수 없다”고 말했다.
신 위원장은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노조와 합의하지 않아도 합병을 승인할 수 있냐는 질문에 “노조와 어느 정도 숙려기간을 가져야 한다”며 “합의만 하면 승인과정이 복잡하지 않다”고 대답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