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업계에 따르면 경기 하남 미사강변도시 각 단지의 입주자 대표들로 이뤄진 이마트 물류센터 철회 비상대책위원회는 28일 스타필드하남 중앙광장 앞에서 ‘물류센터 건립 반대를 위한 하남시민궐기대회’를 열기로 했다.
비상대책위원회는 집회가 한 번만으로 끝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해 서너 차례 열 것을 염두에 두고 계획을 세워뒀다.
이마트 물류센터 철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이마트가 3월 낙찰받은 하남미사지구 자족시설용지에 대규모 온라인센터를 짓겠다고 예고한 뒤 꾸려졌다.
이마트가 아직 물류센터를 놓고 별다른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주민들 역시 물류센터는 절대 안 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당분간 갈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가 물류센터를 놓고 지역주민들과 갈등을 빚은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마트는 지난해에도 온라인전용 물류센터 건립을 위해 경기도 구리 갈매지구의 5천 평 부지를 매입했으나 지역주민의 반발이 거세지자 4개월 만에 계약을 철회했다.
이에 앞서 2015년에도 서울 동대문구 장안평 화물터미널 부지에 물류센터를 지으려 했으나 이 역시 지역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물류센터는 유통기업에게 심장과 같은 역할을 하는 가장 중요한 시설이다. 비용과 시간, 인력 등 고도의 효율성이 필요하며 각 유통지점과의 거리나 재고량, 배송차량 등 경영상 계산에 넣어야 할 변수들이 많다. 이 때문에 보통 기업들이 물류센터 입지를 결정할 때 매우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
지역주민들은 물류센터가 세워지면 대형트럭들이 오가면서 교통문제는 물론 대기오염에 따른 환경문제, 어린이 안전문제까지 생길 수 있다는 이유로 물류센터 건립을 반대하고 있다.
실제 이런 이유로 대부분 물류센터는 인적이 드문 외곽, 고속도로 인근에 위치해 있다. 부지가 넓은 외곽에 위치하면 제품 보관 공간이 충분하다는 장점도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부동산가격 하락 때문에 반대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주거환경이 악화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보통 다른 유통기업이 하남같은 베드타운에 물류센터를 지을 생각을 하지 않는 이유”라고 말했다.
롯데그룹 역시 지역주민들의 반대로 물류센터 계획을 접은 일이 있다. 롯데로지스틱스는 지난해 광명역복합환승센터 안에 온라인전용 물류센터를 지으려 했으나 계획을 철회했다.
용접재료를 생산 및 판매하는 기업인 조선선재도 현재 서울 당산동에 물류센터를 짓기로 하면서 주민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서울시 갈등조정위원회가 중재에 나섰지만 진전을 보지 못하고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CJ그룹도 2012년 남양주 진접택지지구 주변에 물류창고를 지으려했지만 지역주민들과 시민단체가 반대집회를 여는 등 강하게 반발해 무산된 사례가 있다.
과거에도 여러 사례가 많았던 만큼 정용진 부회장의 섣부른 발표가 너무 안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유통기업이 물류센터를 짓는 일이 대단한 일이 아니다”라며 “이런 상황에서 정 부회장이 괜히 깜짝발표 형식을 빌면서 주목을 받고 아마존 등을 언급하면서 지역주민을 자극한 모양새”라고 말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아직 온라인센터를 놓고 내부에서 구체적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지역주민의 반발이 심해 어떻게 접근을 해야할지 고민할 시간이 필요해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