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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민 갑횡포' 파문이 대한항공과 진에어를 비롯해 한진그룹 계열사의 실적과 주가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대항항공 불매운동 조짐이 나타나고 있고 회사이름에서 '대한'을 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지만 대한항공과 진에어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18일 대한항공과 한진칼, 진에어 주가는 일제히 올랐다. 전날보다 대한항공 주가는 2.08%, 한진칼 주가는 2.67%, 진에어 주가는 4.23% 올랐다.
조현민 전무 사건이 알려지기 직전 거래일인 11일부터 17일까지 한진그룹 계열 상장사 5곳의 시가총액 합계는 6조1780억 원에서 5조8580억 원으로 5%가량 줄었는데 주가가 반등하면서 시가총액 역시 이전 수준을 조만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조현민 전무 사태는 오너 리스크뿐 아니라 국민들이 정서적으로 가장 반감을 보일 만한 갑횡포 문제가 더해졌다는 점에서 그 파급력이 매우 컸다.
하루가 멀다하고 관련 소식이 쏟아졌고
조현민 전무는 물론
조현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
조원태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 이들의 어머니 이명희까지도 실시간검색어에 오르내렸다.
그럼에도 주가가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이유는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시장이 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한항공은 국내 1위 항공사로 독점 노선을 40개 가까이 보유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있긴 하지만 아직 규모 면에서 대한항공을 완전히 대체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대한항공의 역사가 오래된 만큼 충성고객도 많고 대한항공에 마일리지를 쌓아둔 소비자들 역시 많다.
과거
조현아 사장 사태에도 사건이 알려지기 직전 거래일에 4만4450원이었던 주가는 일주일 뒤 4만8600원, 한 달 뒤 4만6200원으로 오히려 올랐다. 중간중간 폭락했다가도 다시 회복됐다.
당시 사건이 12월 초에 터졌는데 4분기 실적에도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2014년 4분기 대한항공의 영업이익은 유류비 절감 효과로 758%나 급증했다.
▲ 전인장 삼양식품 회장과 김정수 삼양식품 사장. |
비슷한 사례는 오너일가의 경영비리로 도덕성 논란과 함께 오너리스크에 휩싸인 삼양식품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최근 전인장 삼양식품 회장과 김정수 사장 부부는 회사돈 50억 원가량을 빼돌린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의 경영비리 혐의가 처음 알려진 3월21일 삼양식품 주가는 급락해 7만 원대까지 떨어졌으나 최근 다시 9만 원대를 회복했다.
삼양식품이 지난해 출시한 신제품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어 올해 1분기에 최대 실적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오너 리스크가 반복되면 임직원들의 피로도가 높아지는 등 사기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체재가 많은 소비재기업은 이미지 하락으로 실적에 치명적 타격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정운호 게이트’ 타격을 아직도 벗어나지 못하고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15년 영업이익 163억 원을 냈지만 2016년 96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고 지난해에도 17억 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대표도 여러 차례 바뀌었다.
MP그룹 역시 정우현 회장의 폭행사건이 벌어진 뒤 가맹점 매출이 감소했고 폐점도 잇따랐다. 미스터피자가맹점주협의회는 폭행사건으로 60여 개 매장이 폐점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오너 리스크는 아니지만 불매운동으로 실적에 심각한 타격을 입은 곳도 있다.
가습기살균제 사태로 홍역을 치른 옥시레킷벤키저는 불매운동 여파로 2년 동안 일반의약품 매출이 반토막났다.
의약품시장 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개비스콘의 지난해 매출은 38억 원으로 2016년보다 23% 하락했다. 개비스콘은 2015년까지만 해도 매출이 80억 원을 넘겼다. 스트렙실 매출도 2015년 70억 원대에서 지난해 36억 원대로 떨어졌다.
남양유업도 빼놓을 수 없다. 대리점 사태가 불거지기 전인 2012년 남양유업의 영업이익은 637억 원에 이르렀지만 2013년 영업손실 175억 원, 2014년 영업손실 261억 원을 봤고 2015년에서야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