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중국 회사들의 거센 공세에 맞서 인도 스마트폰시장에서 우위를 지키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17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중국 스마트폰회사들은 인도에서 스마트폰 현지 생산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CNN머니에 따르면 샤오미는 인도에 스마트폰 공장 3곳을 추가로 설립하는 계획을 4월 초 밝혔다.
이 공장이 완공되면 기존 공장 3곳을 포함해 모두 6곳의 생산공장을 확보하게 되며 생산능력은 2배로 늘어나게 된다.
샤오미는 중화권 부품회사 폭스콘과 손잡고 스마트폰 핵심 부품인 인쇄회로기판(PCB) 생산 공장도 세우기로 했다. 올해 3분기까지 100% 현지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스마트폰회사들이 현지 생산을 서두르는 것은 인도 정부의 정책 때문이다.
인도 정부는 최근 수입 휴대폰에 부과하는 관세를 기존 15%에서 20%로 올렸다. 인쇄회로기판에도 10%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전자전문매체 안드로이드센트럴은 “삼성전자를 포함한 스마트폰 제조회사들은 아직까지 인도에서 스마트폰 부품까지 현지 조달이 가능한 생태계를 완벽하게 구축하지 못 하고 있다”며 “샤오미가 변화를 일으키는 선봉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도 경제매체 이코노믹타임스에 따르면 샤오미 뿐 아니라 오포와 비보도 인도에서 스마트폰 부품을 생산하려는 계획을 세워둔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되면 인도 스마트폰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가능성이 크다. 중국 스마트폰회사들이 인도 현지 생산에 따른 가격 우위를 바탕으로 저가 전략에 한층 더 힘을 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샤오미에 인도 스마트폰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내줬다. 2011년 이후 6년 만에 처음이다. 샤오미가 인도에서 공격적 가격 정책을 펼친 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인도는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스마트폰 시장으로 꼽힌다. 연간 1억 대가 넘는 스마트폰이 판매된다.
인도는 전 세계에서 약 두 번째로 인구(13억4400만 명)가 많은 나라다. 경제 성장 속도가 빨라 스마트폰시장 성장세도 가파르다. 더욱이 아직까지 피처폰시장 규모가 스마트폰보다 큰 만큼 수요가 늘어날 여지도 충분하다.
삼성전자는 인도 스마트폰시장에서 지난해 기준 꾸준히 20%대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삼성전자가 인도 스마트폰시장에서 올리는 매출 규모는 전체 스마트폰 매출의 약 4.7%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샤오미 등 경쟁회사들의 움직임과 별개로 인도에서 삼성전자만의 스마트폰 전략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