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삼성SD,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제조회사가 전기차 배터리 원재료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전기 차배터리 수요가 크게 늘면서 코발트 등 원재료 공급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 (왼쪽부터) 김종현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 부사장, 전영현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사장. |
11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전기차 배터리 제조회사들이 배터리 원재료를 확보하기 위해 온힘을 기울이고 있다.
시장 점유율 기준 세계 2위인 LG화학은 중국 코발트 정련회사인 화유코발트와 2394억 원을 투자해 합작회사를 설립하는 계약을 맺었다. 이번 계약으로 코발트를 안정적으로 받으며 배터리 제조부문에서 수직계열화 체제를 갖추게 된다.
2017년 켐코의 지분 10%를 확보한 것도 원재료 확보를 위해서다. LG화학은 올해 중반부터 황산니켈을 우선 받기로 했다.
LG그룹 계열사인 LG상사의 도움도 받고 있다. LG상사는 올해 65억 원을 들여 호주 광산회사인 코발트블루의 지분 6%를 확보하면서 LG화학이 배터리 원재료를 구하는 데 힘을 보탰다.
삼성SDI는 원재료 확보를 위해 포스코와 컨소시엄으로 2018년 3월 칠레 생산진흥청이 주관하는 리튬 프로젝트에 참여해 사업자로 선정됐다. 칠레 현지에 공장을 세워 리튬을 조달받으며 양극재를 생산한다.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 부문에서는 후발주자지만 올해 2월에 호주 광산회사인 오스트레일리안마인즈와 최대 13년 동안 코발트와 니켈을 공급받는 계약을 맺는 등 원재료 확보에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전기차배터리 제조회사가 원재료 확보에 힘쓰는 이유는 늘어나는 배터리 수요와 비교해 원재료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특히 공급이 크게 부족한 코발트를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2차전지의 핵심 원재료로 꼽히는 코발트는 세계 생산량 가운데 약 60%가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생산된다. 하지만 콩고민주공화국이 내전에 시달리면서 코발트의 절대적 생산량이 줄어들고 있다.
게다가 콩고민주공화국의 코발트 생산량 가운데 상당량은 중국이 확보했다. 중국은 콩고민주공화국의 텐케 광산을 인수해 직접 코발트를 생산하고 있다.
코발트는 공급이 부족해 지면서 가격이 크게 올랐다. 코발트 가격은 2015년 말 킬로그램당 24.0달러에서 2018년 3월30일 기준으로 킬로그램당 95.6달러까지 올랐다.
배터리 원재료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애플 등 정보통신기기 제조회사뿐 아니라 BMW, 폴크스바겐 등 완성차 회사들까지 전기차 시대를 대비해 배터리 원료 확보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코발트 등 원재료 확보가 골칫거리로 떠오르면서 배터리 제조회사를 중심으로 코발트 의존도를 줄이려는 노력도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기술이 개발돼도 상용화 및 양산 단계까지 시간이 걸려 배터리 원재료 확보 경쟁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