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건설사들이 해외 플랜트시장에서 해외기업들과 경쟁할 만한 체력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왔다.
2일 김세련 SK증권 연구원은 “해외 건설사들도 국내 건설사들과 마찬가지로 저가 수주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것으로 파악된다”며 “선제적으로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체력을 다진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사업 수주전에서 해외기업들과 겨루어볼 만 하다고 판단한다”고 내다봤다.
국내 건설사들은 유가가 급격히 하락한 2016년부터 중동시장에서 일감 확보에 고전했다.
해외 건설사 상황도 국내 건설사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는데 국내 건설사들이 수익성 중심의 전략을 취했던 반면 해외 건설사들은 입찰에 낮은 금액을 써서라도 계약을 따내는 등 수주를 멈추지 않았다.
영국 페트로팩과 이탈리아 사이펨, 스페인 테크니카스리유니다스(TR) 등 해외 EPC(설계, 자재구매, 시공)기업들은 2015년에 공격적으로 일감을 따냈지만 그 결과 2016~2017년 마진율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탈리아 사이펨은 2016년에 영업손실 14억9900만 유로(약 2조 원)를 내는 등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2012~2014년에 집중적으로 진행했던 빅배스(대규모 손실을 한꺼번에 재무제표에 반영하는 것)를 실시하기도 했다.
해외 건설사들이 저가수주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 발주환경이 나아지면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수혜를 볼 가능성이 크다고 김 연구원은 봤다.
해외 건설사들이 영업이익률 감소와 현금 확보에 고전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국내 건설사들이 수주전에 참여할 만한 여력이 해외 건설사보다 더욱 크다고 본 것이다.
김 연구원은 “주택사업으로 확보한 현금과 구조조정이 완료된 인력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해외 경쟁기업보다 좋아진 국내 건설사들의 체력이 해외 수주전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