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E&M 주가는 CJ오쇼핑과 합병 발표로 급락한 뒤 뚜렷한 실적 모멘텀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발목이 잡힌 것으로 보인다.
▲ 김성수 CJE&M 대표이사.
26일 증권가에 따르면 최근 스튜디오드래곤 주가는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지난해 11월24일 공모가 3만5천 원에 상장했는데 4개월 만에 3배 가까이 뛰어 10만 원을 바라보고 있다.
이날 종가 기준 스튜디오드래곤 주가는 9만5800원으로 CJE&M 주가 9만2800원보다도 높다.
CJE&M은 스튜디오드래곤 지분 71.3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하지만 CJE&M 주가는 1월18일 10만1100원을 찍었다가 2월14일 8만2800원까지 내려간 뒤로 자회사의 주가 상승에도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자회사 가치가 올라가면 모회사 주가도 함께 오를 때가 많다.
자회사 지분가치만 봐도 CJE&M 주가는 저평가된 것으로 보인다. CJE&M은 26일 종가기준 스튜디오드래곤 지분가치만 1조9160억 원을 들고 있는데 CJE&M 시가총액은 3조5943억 원에 그친다.
CJE&M은 스튜디오드래곤뿐 아니라 넷마블게임즈 등 여러 회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CJE&M 주가가 부진한 것은 드라마사업부를 제외하고 이렇다 할만한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CJE&M 전체매출에서 스튜디오드래곤 관련 매출 70%를 제외하면 나머지 30%는 대부분 TV광고가 차지한다.
그런데 TV광고시장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21일 방송통신위원회의 ‘2017년 방송시장경쟁 상황평가’에 따르면 주요 매체의 TV광고비 비중은 2007년 37%에서 2016년까지 31.9%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모바일광고 비중은 12.8%에서 16.7%로 커졌다.
CJE&M이 앞으로 광고사업에서 큰 폭으로 성장하기 쉽지 않다는 뜻이다. 오히려 훨훨 나는 드라마사업 성장세를 깎아내리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지난해 영화사업에서 좋지 못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는 점도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개봉한 ‘리얼’ ‘군함도' '남한산성' 등은 모두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했다.
CJ오쇼핑과 합병 발표도 구체적 시너지 효과를 제시하는 데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CJE&M은 1월 CJ오쇼핑과 합병한다고 발표했는데 이를 두고 증권가에서 명확한 시너지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의견이 쏟아졌다.
박희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CJE&M과 CJ오쇼핑은 둔화한 성장 속도를 극복하기 위해 합병을 결정한 것“이라며 “다만 확실한 방향성을 두고 어떤 언급도 없는 만큼 구체적 시너지가 무엇인지 확인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CJE&M은 주가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힘쓰고 있다.
22일 CJE&M와 CJ오쇼핑은 첫 협업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CJ오쇼핑은 27일부터 CJE&M이 방송하는 개그 프로그램 ‘코미디빅리그’를 활용한 ‘코빅마켓’이라는 기획 프로그램을 방영한다. 두 회사는 이 방송을 시작으로 앞으로 다양한 미디어커머스 프로그램을 발굴하기로 했다.
CJE&M 관계자는 “최근 미디어산업의 무게중심은 플랫폼에서 콘텐츠 제작 쪽으로 넘어가고 있다”며 “CJE&M도 이런 변화에 맞춰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티빙’을 공개하는 등 콘텐츠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더욱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