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주가가 모처럼 반등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유럽 출장과 국민연금이 공매도 과열종목에 신규 주식대여를 중단한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
15일 코스피에서 셀트리온 주가는 전날보다 5.22%(1만6천 원) 오른 32만2500원에 장을 마쳤다.
4거래일 연속 하락을 멈추고 5거래일 만의 급반등이다.
셀트리온 주가는 최근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테마섹이 지분을 일부 매각한 이후 투자심리가 악화돼 주가가 내림세를 탔었다.
이날 주가 반등을 놓고
서정진 회장이 유럽 출장에 나서는 등 바이오시밀러 판매를 확대할 수 있는 신호를 주며 시장을 달래려는 노력이 효과를 냈다는 말이 나온다.
서 회장은 3월 초 출국해서 두 달 동안 유럽을 순회하며 바이오시밀러 판매 마케팅을 진두지휘하겠다는 계획을 14일 발표했다.
서 회장은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럽 ‘빅5’ 시장을 비롯해 스위스,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등 총 10여 개국을 순회하면서 주요 병원을 방문해 핵심 의사진 및 정부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 의견을 듣고 바이오시밀러 판촉 활동을 벌인다.
특히 서 회장은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허쥬마’의 판매 확대에 심혈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허쥬마는 유방암 치료 바이오의약품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로 올해 2월 유럽의약품청(EMA)에서 최종 판매 승인을 획득했다.
허셉틴은 지난해 전 세계에서 8조 원의 매출을 냈으며 유럽시장 규모는 2조5천억 원가량으로 추산된다.
셀트리온은 유럽 허셉틴 바이오시밀러시장 선점을 놓고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정면 승부를 펼치고 있다. 앞서 삼성바이오에피스도 지난해 11월 유럽에서 허셉틴 바이오시밀러인 ‘온트루잔트’ 판매를 허가받았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제품 출시가 약 3개월 차이가 나지만 유럽 주요 국가들은 대부분 2분기부터 3분기에 국가나 병원연합이 공개입찰을 통해 바이오시밀러를 구매하기에 두 회사의 출발선상은 사실상 동일하다.
올해 2분기부터 3분기까지 6개월 동안 벌이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시장선점 경쟁 결과가 사실상 유럽 허셉틴 바이오시밀러시장의 향후 판도를 결정할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이에 앞서 서 회장은 2월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열린 ‘2018 셀트리온헬스케어 인터내셔널써밋’에서 유럽 파트너사들과 허쥬마 판매전략을 집중 논의하기도 했다.
국민연금이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된 종목을 대상으로 신규 주식대여를 중단하는 방안을 올해 안으로 시행한다고 밝힌 점도 셀트리온 주가 상승에 도움이 됐다.
공매도는 주식을 들고 있지 않는 투자자가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에게 일정한 대가를 지급하고 주식을 빌려 매도 주문을 내는 투자방식이다.
주가의 비정상적 급등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정보력에서 뒤떨어지고 공매도 투자가 사실상 어렵기에 개인투자자들에게만 불리한 제도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셀트리온 주주들은 셀트리온 공매도가 비정상적이라며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서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국민연금이 공매도 세력에게 셀트리온 주식대여를 중단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요구해왔다.
올해 셀트리온의 하루 평균 공매도 거래대금 규모는 약 1천억 원, 공매도 잔액은 약 4조 원에 이른다. 반면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하루 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이 200억 원에도 못 미치고 공매도 잔액도 1500억 원 수준이다.
코스닥에 상장된 셀트리온 계열사들의 주가도 모두 올랐다.
셀트리온헬스케어 주가는 3.15%(3300원) 상승한 10만8200원에 장을 마쳤으며 셀트리온제약 주가는 2.80%(2400원) 상승한 8만8천 원에 장을 마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