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금융지주사의 지배구조는 여전히 취약하다고 바라보고 있다.

특히 사외이사들이 감시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최고경영진의 승계계획이 제대로 세워지지 않은 점 등을 실질적 문제점으로 들었다.
 

금융감독원은 15일 ‘금융지주회사 지배구조 운영실태 점검 결과’에서 “금융지주사들은 형식적으로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의 요건을 갖추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과거부터 지적됐던 지배구조 문제점이 해소되지 않았다”고 파악했다.

금감원은 1월부터 금융지주회사 9곳을 대상으로 지배구조를 점검했으며 NH농협금융지주와 메리츠금융지주, JB금융지주에는 현장점검을 실시했다.

금감원은 △이사회의 구성 및 역할 미흡 △사외이사 선임 및 평가절차의 투명성 부족 △최고경영자 경영권 승계계획 운영 미흡 △성과보수체계 정비 소홀 등을 주요 문제점으로 꼽았다.

이사와 경영진의 업무를 감독하는 감사위원회 위원이 평균 2.6개 위원을 겸직하고 있어 독립적 감사를 벌이기 어려운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지주사가 사외이사들에게 중요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제한적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이사회 업무를 지원하는 기능도 미흡한 것으로 파악됐다.

금감원은 “사외이사는 사내이사와 동등한 책임과 권한을 들고 있지만 사외이사 역할과 관련해 인식과 책무 충실도가 낮은 수준이었다”며 “2년 동안 직무수행에 필요한 외부자문을 요청한 이사회가 드물고 사외이사들도 자료요청이나 자문을 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사외이사 선임 및 평가절차도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당수 금융지주회사가 사외이사 후보군을 추천할 때 주주 및 외부 전문기관을 활용하지 않거나 사외이사 후보 선출을 하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 최고경영자가 대부분 참여하는 등 다양성과 절차의 투명성이 모두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부 금융지주회사는 최고경영자 후보군을 육성하는 프로그램이 없거나 일반 경영진 육성프로그램과 차별성없이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금감원은 “임원추천위원회는 잠재적 최고경영자 후보군 선정 및 경력개발, 교육, 평가 등 체계적 프로그램을 상시적으로 운영해야하지만 세부절차 및 운영실적 보고 등이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일부 금융지주회사는 회계오류 등이 발생했을 때 이미 지급된 성과보수를 돌려받을 수 있는 관련 세부규정을 갖추고 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금감원은 “점검 결과 발견된 문제점은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안에 반영하기로 했다”며 “금융회사 지배구조가 내실있게 정착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