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조 BGF리테일 회장이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BGF리테일과 BGF캐시넷의 부당 내부거래를 조사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부담을 피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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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석조 BGF리테일 회장 |
홍석조 회장은 12일 BGF리테일 대표이사를 사임했다. BGF리테일은 기존 홍 회장과 박재구 사장 공동대표 체제에서 박 사장 단독대표 체제로 변경됐다. BGF리테일은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회사다.
홍 회장은 2007년부터 BGF리테일 전신인 보광훼미리마트 대표이사를 맡아왔다. 홍 회장은 BGF리테일 지분 34.93%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홍 회장은 이날 사내게시판에 ‘대표이사 사임에 즈음하여’라는 글을 올렸다. 홍 회장은 “대표이사와 등기이사를 사임하고 앞으로 회장의 직책만 수행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홍 회장은 “회사의 오랜 전략적 목표이자 개인적 열망이었던 브랜드 독립과 상장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이사회 구성원으로서 소임을 내려놓는다“며 “전문경영인에 의한 책임경영체제를 강화하고 미래사업구상과 인재양성에 관심과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홍 회장이 갑작스럽게 대표이사를 사임한 이유가 공정위 조사 때문이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공정위는 BGF리테일이 가맹점주들에게 계열사인 BGF캐시넷의 금융자동화(CD/ATM)기기 설치를 강요하는 방식으로 가맹사업법을 위반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BGF리테일과 BGF캐시넷의 일감 몰아주기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김영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지적한 내용이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전국의 CU 편의점 매장 가운데 94.8%가 BGF캐시넷 금융자동화 기기를 설치했다. 가맹점주들에게 BGF캐시넷 기기를 끼워팔기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BGF캐시넷은 2009년 BGF리테일에 인수된 뒤 눈부신 성장을 거뒀다. 2010년 매출 232억 원에서 지난해 매출 462억 원으로 3년만에 두 배 성장하며 업계 3위로 뛰어 올랐다.
BGF리테일은 BGF캐시넷에 지금까지 1467억 원의 채무보증을 제공하며 전폭적 지원을 했다. 특히 2010년 BGF리테일 본사 건물을 담보로 300억 원 규모의 채무보증을 하기도 했다.
BGF캐시넷의 최대주주는 BGF리테일(41.94%)이지만 개인 최대주주는 각각 지분 8.56%를 보유한 홍 회장의 아들 홍정국 이사와 홍정혁씨다. 홍 회장도 지분 8.06%를 보유하고 있다.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편법 승계를 하려는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BGF리테일은 지난 5월 기업공개를 하고 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지난달로 특수관계인의 보호예수 기간이 만료돼 홍 회장의 동생인 홍라영 삼성리움미술관 총괄부관장이 400억 원 이상의 지분을 처분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