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한앤컴퍼니의 한라비스테온공조 인수가 임박했다.
사모펀드가 한라비스테온공조를 인수하게 되면 기술력있는 중견기업이 외국기업으로 다시 팔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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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상원 한앤컴퍼니 사장 |
그러나 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는 중국기업에 팔지 않고 한라비스테온공조를 세계 1위로 육성하겠다고 강조한다.
미국의 비스테온은 12일 현지에서 이사회를 열어 한라비스테온공조 매각안건을 의결한다.
이사회가 결정을 내리면 한앤컴퍼니는 비스테온 지분 69.99%를 인수한다. 정확한 인수가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3조5천억 원 가량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박용환 한라비스테온공조 사장은 이사회 참석을 위해 9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박 사장은 올해 동양인 최초로 비스테온 이사회 멤버로 선출됐다.
박 사장은 이사회에 앞서 포드와 GM 등 한라비스테온공조의 주요 고객사들에게 특별 브리핑을 하기도 했다. 이는 고객사들이 한라비스테온공조가 사모펀드로 매각되는 것과 관련해 불안정한 지배구조와 기술투자 위축 등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라비스테온공조의 최대 고객사인 현대기아차도 한앤컴퍼니 인수를 달가워하지 않는다. 특히 한앤컴퍼니가 투자수익을 거두기 위해 중국 등 외국기업에 한라비스테온공조를 재매각할 경우 기술유출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와 한라비스테온공조가 신차개발을 할 때 협업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완성차 기술유출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대기아차는 공조부품의 60%를 한라비스테온공조에 의존하고 있다.
한상원 한앤컴퍼니 사장은 11일 입장을 밝힌 자료를 통해 “한라비스테온공조를 세계1위 기업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시장의 우려을 씻어내는 데 주력했다.
한 사장은 “연구개발과 기술투자, 추가인수합병 등 중장기 성장전략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라비스테온공조는 자동차공조부품 분야에서 덴소에 이어 세계2위 기업이다.
한 사장은 “중국기업에 재매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시장의 루머처럼 중국기업이 배후에 있지 않다”며 “투자자 가운데 중국계 기업은 한 곳도 없다”고 주장했다.
한 사장은 “인수합병 과정에서 빌린 인수금융을 한라비스테온공조에 떠넘기는 차입매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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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환 한라비스테온공조 사장 |
한 사장은 “인수자금 조달을 위한 펀드 조성이 마무리단계”라며 인수에 자신감을 보였다. 한앤컴퍼니는 1조1천억 원 규모의 2호 펀드 등록을 준비하고 있으며 국내 주요 금융사들로부터 2조3천억 원 규모의 투자승인도 마무리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앤컴퍼니는 장기적 관점에서 미국 헤지펀드가 전체 지분의 45%를 보유한 대주주로 있는 비스테온보다 국내 자본인 사모펀드가 한라비스테온공조를 소유하는 것이 국내 자동차 업계에 득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한앤컴퍼니가 한라비스테온공조를 인수하면 1999년 비스테온에 넘어간지 15년 만에 국내기업으로 되돌아오게 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