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 1월1일부터 금연구역을 모든 음식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번 정책에 커피전문점도 포함됐다. 내년부터 커피전문점에서 흡연석이 완전히 사라진다.
국내 커피전문점시장은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수익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특히 토종 커피전문점들은 출점제한에 묶인 상태다. 정부의 금연 확대정책은 커피전문점 업계를 더욱 위축시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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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벅스 매장 내부 |
커피전문점주들은 당장 흡연석을 개조하거나 철거하는 비용을 들여야 할 판이다. 또 흡연석 폐지에 따른 매출감소도 예상된다.
반면 일찌감치 금연매장 정책을 시행해온 글로벌 ‘커피공룡’ 스타벅스는 이번 조처로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리게 됐다.
12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내년 1월1일부터 면적과 상관없이 모든 음식점이 금연구역으로 지정된다. 일반담배는 물론이고 전자담배도 대상이다.
커피전문점 등 일부 음식점에 설치된 흡연석도 연말 한시적 유예기간이 끝나 내년부터 전면금지된다. 업주가 흡연석을 운영할 경우 과태료 170만 원을 부과받는다.
다만 정부는 흡연석은 금지했으나 ‘흡연실’은 운영할 수 있다. 흡연실은 업주 판단에 따라 운영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정부의 금연정책 확대에 따라 당장은 국내 커피전문점과 점주들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커피전문점들은 현재 흡연석의 용도를 변경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또 별도의 흡연실을 운영할 지도 검토하고 있다.
카페베네 관계자는 "흡연실을 세미나실 미팅룸으로 쓰든지 기존 흡연실에 좌석 테이블 등을 뺀 형태로 운영할 것인지 가맹점주 선택에 따라 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내 커피전문점 업계 상위 브랜드들은 대개 흡연석을 설치해 운영해 왔다. 카페베네의 경우 매장에 실내 흡연석을 갖추고 있다. 탐앤탐스나 커피빈, 할리스 등도 흡연석이 매장 안에 마련된 곳이 많다.
반면 스타벅스는 매장에 흡연석을 운영하지 않는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스타벅스가 매장 안에 흡연석을 두지 않은 것은 미국 본사 방침에 따른 것이다. 스타벅스는 매장 인근 반경 8미터 이내를 아예 금연구역으로 설정하는 등 철저한 금연정책을 펴왔다.
스타벅스를 제외한 국내 주요 커피전문점들은 흡연석을 철거하거나 용도변경, 흡연실 설치를 위해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비용이 매장당 100만 원이라고 가정하면 카페베네의 경우 900곳(2014년 7월 말 기준)에 대해 9억여 원의 추가비용이 발생하는 셈이다.
국내 커피전문점들은 흡연석 폐지에 따른 매출감소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금연구역이 갈수록 늘면서 직장인들은 점심시간 등 틈틈이 휴식을 겸해 흡연석이 설치된 커피전문점을 찾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앉아서 커피 한 잔을 즐길 공간이 없어지면 굳이 비싼 커피값을 지불하려 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서초구청이 2012년 강남대로와 양재역 일대 금연거리를 지정하자 인근 흡연석이 설치된 커피전문점의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커피전문점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특히 공정거래위원회가 국내 커피전문점에 500미터 내 출점제한 조치를 내리면서 실적이 크게 악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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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
토종 커피전문점이 고전하고 있는 반면 스타벅스는 프랜차이즈가 아닌 직영체제로 출점제한을 받지 않아 국내 진출 이후 해마다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스타벅스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이마트를 통해 미국 스타벅스와 50대50으로 출자해 세운 스타벅스커피코리아가 운영하고 있다. 현재 전국 매장은 700곳이 넘는다.
스타벅스 매출은 신세계그룹 내 계열사들의 실적부진에도 선전을 거듭하며 ‘숨겨둔 알짜’로 평가받고 있다. 2013년 매출액은 4822억 원, 영업이익은 321억 원으로 각각 지난해와 비교해 23.32%, 29.44% 성장했다.
국내 커피전문점 프랜차이즈의 한 업주는 “흡연고객들 가운데 상당수는 스타벅스에 흡연석이 없는 것을 알고 우리 가게를 찾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는 그마저도 경쟁력을 갖지 못하게 됐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