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2018-03-04 08: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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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은행들이 자산관리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되고 이들보다 비교적 젊은 고객층도 퇴직 이후의 자산관리에 관심을 보이면서 관련 시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이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와 이후 세대의 노후대비를 기반으로 자산관리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사진은 한 고객이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개인형 퇴직연금(IPR)에 가입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 대상의 연금과 은퇴설계사업을 확대해 자산관리시장의 우량고객을 유치하는 데 힘쓰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는 다른 세대보다 보유한 자산이 많아 은행에서 눈독을 들이고 있다. 조만간 은퇴하면 노동소득을 얻지 못하는 만큼 자산관리 관심도 높다.
통계청에 따르면 베이붐 세대인 1955~1963년생은 733만 명으로 한국 전체 인구의 14%에 이른다. 2018~2021년 상용직에서 은퇴하는 베이비붐 세대는 연평균 2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국민연금공단의 2016년 조사결과에 따르면 베이비붐 세대의 국민연금 평균 수령액이 월 33만 원에 그친다는 점도 이들이 은행 등을 찾아 자산관리서비스를 이용할 가능성을 높인다.
국내 은행들도 최근 몇 년 동안 연금 관련 조직을 꾸리고 은퇴설계브랜드를 만드는 등 베이비붐 세대의 퇴직에 따른 자산관리시장의 팽창을 앞서 대비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2017년 말 조직개편에서 신설된 WM(자산관리)그룹 아래 은퇴설계센터를 새로 만들었다. 이 센터는 은퇴설계전략을 종합적으로 세우고 자산관리 서비스를 지원한다.
최근 연금자산관리에 인공지능(AI)의 알고리즘을 적용한 로보어드바이저 ‘연금 하이로보’도 내놓았다. 영업점 방문은 물론 온라인으로도 연금자산과 은퇴설계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NH농협은행은 우수고객 대상의 ‘금융 주치의’ 서비스를 도입해 우수고객에게 맞춤형 자산관리 상담을 제공한다. 2019년까지 금융주치의 직원을 영업점 270곳에 배치할 계획도 세웠다.
KB국민은행은 55세 이상의 시니어 고객 대상으로 은퇴와 노후설계 브랜드 ‘KB골든라이프’를 운영하고 있다. 전국 영업점 850여 곳의 VIP라운지에 은퇴자 대상의 상담실도 두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자산관리 정보를 제공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미래 설계 포유’를 은행권 최초로 내놓았다. 우리은행도 ‘우리은행 웰리치’를 통해 은퇴고객층을 공략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베이비붐 세대의 중간선인 1958년생들이 올해 은퇴하기 시작하면서 이들을 잡기 위한 은행권의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은행들은 베이비붐 세대뿐만 아니라 비교적 젊은층도 퇴직연금 등 은퇴 이후의 자산관리에 관심을 쏟으면서 시장이 커지고 있어 우위를 선점하려고 경쟁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2040년 가입 기준으로 소득대체율 40%에 머무르는 등 베이비붐 이후의 세대들도 공적연금만으로 노후생활을 잘 보내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국내 은행 13곳은 2017년 퇴직연금 84조3065억 원을 적립했다. 2016년보다 11조 원(15.1%) 증가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베이비붐 세대뿐 아니라 30~50대 직장인들도 퇴직연금을 비롯한 자산관리 상품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이들은 디지털금융에도 익숙한 만큼 앞으로 더욱 폭넓은 자산관리분야에서 은행들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