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는 최근 헬스케어사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SK텔레콤은 4월에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혈당측정기 서비스를 선보인다.
고객의 혈당상태를 실시간으로 측정해 효율적으로 질환 관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KT도 현재 러시아, 카자흐스탄 등에서 모바일로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을 구축하는 등 헬스케어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KT의 디지털 헬스케어 플랫폼은 MWC2018에서 ‘헬스부문 모바일 혁신상’을 받기도 했다.
SK텔레콤과 KT가 헬스케어사업에 큰 관심을 보이는 것은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의료기기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해 내놓은 ‘신개념 의료기기 전망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정보통신기술에 기반한 의료기기시장의 규모는 2010년 1조7천억 원에서 2014년 3조 원으로 커졌다. 규모가 앞으로 연평균 12.5%씩 커져 2020년에 14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2019년 5G가 상용화돼 사물인터넷이 활성화되면 헬스케어시장의 성장은 더 급격하게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5G의 초연결성을 활용하면 수십억 개의 의료모니터링 기기, 임상용 웨어러블기기, 원격센서 등을 하나로 연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의사들이 원격으로 진단과 처방을 할 수 있는 의료 생태계가 구축되는 것이다.
제이비스 티스 UC버클리 경영대학원 교수는 지난해 10월 퀄컴 등과 함께 발표한 보고서에서 “5G가 상용화되면 언제 어디서나 환자에게 종합적 맞춤형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런 의료사업의 방향 전환은 2025년까지 6500억(703조) 달러의 비용 절감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헬스케어는 기업간거래(B2B)와 기업과개인거래(B2C)사업 모두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헬스케어 솔루션을 개발에 병원 등 의료기관에 공급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에게 직접 모바일 기반의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게다가 다른 5G 서비스인 증강현실, 가상현실, 혼합현실 등과 접목하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상현실 기술을 활용해 원격으로 로봇수술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은 올해 2월 혼합현실 기술을 헬스케어분야에 본격적으로 적용하기 위해 ‘혼합현실 연구소’를 세우기도 했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은 2월27일 기자간담회에서 “대용량 데이터의 전송과 분석, 실시간 감시와 관리가 중요한 바이오·헬스케어시장에서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고 있다”며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이 헬스케어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는 것도 성장 가능성이 높은 미래 산업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나라 의료환경에서 원격진료 등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헬스케어산업이 정착하기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의료기관들은 아직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헬스케어에 부정적 의견을 보이는 곳이 많고 소비자들도 ‘안정성’을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에 스마트 헬스케어가 도입된 지 약 10년이 넘었지만 아직 관련한 시장이 크지 않은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이상열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당뇨병 관리가 스마트 헬스케어에서 가능성이 높다고 하지만 환자 건강에 장기적으로 효과가 있는지, 비용 효율성은 높은지 등이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며 “기술적 검토나 환자 참여를 유도할 요인이 부족한 상황에서 시장이 활성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