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 엠젠플러스가 유전자 가위 기술을 토대로 인간에게 이식 가능한 돼지 장기를 개발하고 있다.
엠젠플러스는 돼지 복제 전문가인 박광욱 박사를 중심으로 설립된 이종장기전문 바이오기업인데 수차례 주인이 바뀌는 우여곡절을 겪어왔다.
25일 엠젠플러스에 따르면 엠젠플러스가 개발하고 있는 유전자 가위 기술을 토대로 한 이종장기 개발이 최근 급속한 진전을 보이고 있다.
엠젠플러스는 최근 '인간 프로인슐린을 발현하는 형질 전환 돼지 및 이의 제조방법'이라는 특허를 취득했다. 엠젠플러스의 이번 특허는 세계 최초로 돼지 체내에서 인간의 인슐린을 분비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일반적으로 당뇨병에 걸리는 이유는 몸 속 장기 중 하나인 췌도에서 인슐린 분비가 잘 안되기 때문인데 엠젠플러스는 인간에 맞는 췌도를 보유하고 태어난 돼지의 장기 이식을 통해 당뇨병을 치료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엠젠플러스는 "원숭이를 활용한 전임상 시험에 진입할 수 있도록 삼성병원을 비롯한 국내 대형병원들과 관련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이라며 “국내 특허취득을 바탕으로 미국 중국 등의 해외 특허 획득에도 도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엠젠플러스는 돼지를 통한 이종장기 이식을 최종 목표로 하고 있다.
엠젠플러스는 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박광욱 박사가 중심이 되어 2002년 설립된 바이오벤처 '엠젠바이오'가 전신이다.
박 박사는 돼지 복제분야에서 국내 정상급 전문가로 꼽힌다.
그는 서울대학교와 일본 오카야마대학교를 거쳐 미국 미주리대에서 박사후과정을 밟다가 녹색 형광을 내는 해파리유전자(GFP)를 돼지의 체세포에 넣은 뒤 복제를 시도해 노란색 돼지를 만들었다.
특히 단순한 유전자 복제가 아니라 돼지의 유전형질을 바꾼 뒤 복제하는 데 성공해 시선을 모았다.
바이오기업인 마크로젠과 양돈축산 전문기업인 선진이 힘을 합쳐 2002년 엠젠바이오를 설립하고 박 박사를 영입했다.
▲ 박광욱 교수가 연구소장으로 있는 엠젠플러스 연구팀은 2016년 당뇨병에 걸린 돼지를 생산하는데 성공했다. |
엠젠바이오는 설립 첫 해인 2002년 국내최초로 복제돼지를 생산한 바이오벤처기업으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그 뒤 주인이 여러 차례 바뀌면서 수난을 겪었다.
2010년 프린터사업을 하는 코스닥 상장사 지아이블루가 엠젠바이오를 인수했고 2012년에는 지아이블루와 엠젠바이오를 합병해 회사이름을 엠젠으로 바꾸었다. 2015년에는 다시 회사이름이 엠젠플러스로 변경됐다.
엠젠플러스는 이후 방송채널 서비스업체 KMH에 인수될 뻔했다가 무산됐다. 2015년에는 결국 바이오기업 셀루메드에 인수되면서 안정을 찾는 듯했다.
그러나 전임 대표의 횡령 사실이 드러나면서 8개월 동안 주식 매매가 정지됐다가 지난해 7월 다시 주식 거래가 재개되는 등의 시련도 겪었다.
엠젠플러스는 온갖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연구개발을 지속했다. 특히 엠젠플러스는 2012년 공개된 3세대 유전자 가위 기술인 '크리스퍼'를 활용하면서 성과가 빨라지고 있다.
엠젠플러스는 2016년 당뇨병에 걸린 돼지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고 지난해 국내 최초로 돼지유행성설사병(PED)에 저항성을 지닌 돼지도 개발했다.
엠젠플러스는 최근 정부가 유전자 가위 관련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히자 투자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 100억 원 대 전환사채 발행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고 이를 진행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