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재별개혁안에 금산분리 강화와 금융통합감독시스템 도입, 순환출자 해소 등이 포함된 점도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지분을 추가 매입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을 싣는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집행유예 선고 이후 삼성그룹과 관련해 낸 리포트에서 “최근 금융통합감독시스템 시행에 따라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매각을 압박받고 있다”며 “삼성물산이 비주력사업과 자산을 매각해 현금을 확보하는 것이 (삼성전자 지분매입과 관련한) 연장선에 있다고 판단한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자산 매각 대금을 모두 투입한다 해도 삼성전자 주식 가격이 워낙 비싸 지분율이 소폭 늘어나는 데 그칠 수밖에 없다는 점은 삼성물산의 삼성전자 지분 매입 가능성을 낮게 보는 근거로 제시되기도 한다.
삼성전자 주가는 20일 종가 기준으로 237만 원이다. 삼성물산이 자산매각으로 얻은 현금 1조6천억 원을 전량 삼성전자 주식을 사들이는 데 쓴다고 해도 지분율은 현재 4.61%에서 0.53%포인트 늘어난 5.14%까지밖에 늘어나지 않는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물산이 막대한 현금을 투입한다 하더라도 얻게 되는 효과가 크지 않기 때문에 삼성전자 지분 매입에 신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그룹이 장기적으로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실시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삼성물산이 소수지분이라도 확보하려 하지 않겠냐는 반론도 물론 있다.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한 외국인주주는 20일 현재 52.25%다. 앞으로 삼성전자의 사업회사와 투자회사 분할 등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할 때 우호지분을 최대한 많이 끌어모으기 위해서 지분을 조금이라도 더 사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