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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섭의 뒤집어보기] '에너지 절감' 생색만 내는 이동통신 업계, 차라리 '3G 서비스 종료' 어떤가

김재섭 선임기자 jskim28@businesspost.co.kr 2026-05-13 11: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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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섭의 뒤집어보기] '에너지 절감' 생색만 내는 이동통신 업계, 차라리 '3G 서비스 종료' 어떤가
▲ 이동통신 3사가 정부의 에너지 절감 기조에 동참하기 위해 '전사적 대응'을 하고 있다고 생색을 내고 있는 가운데, 업계 내부에서는 '차라리 이 참에 쓸모가 줄어든 3세대 이동통신(WCDMA) 서비스를 종료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SK텔레콤은 임직원을 대상으로 차량 5부제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또 점심시간과 퇴근 이후 사무실 소등을 의무화하고, 냉·난방 적정 온도를 엄격히 준수하기로 했다. 엘리베이터는 격층 운행하며, 3~4층 등 저층 구간 이용은 제한한다.

KT는 통신서비스 운영 과정에서 전력 소모를 줄이기 위한 기술적 대응을 강화했다. 통합관제센터를 통해 전국 사옥의 설비와 에너지 사용 현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공조·조명 설비의 효율적 운영으로 전력 소비를 최적화한다. 아울러 총량자율근무제와 재택근무·듀얼워크 등 유연근무제를 통해 에너지 절감에 동참할 방침이다.

LG유플러스는 임원 업무용 차량을 포함해 국내 전 사업장 차량에 대해 10부제를 도입했다. 이와 함께 네트워크 분야의 저전력·고효율 장비 도입을 확대하고, 현장 점검 차량 정속 주행, 퇴근 시 자동 소등 및 PC 전원 차단 등 실무적인 절전 조치를 병행하고 있다.

지난 3월 '중동발 정세 불안으로 에너지 수급 우려가 커지자 이동통신 3사는 정부의 에너지 절약 기조에 맞춰 전사적 대응에 나선다고 밝혔다.

'전사적 대응'이라고 하기에는 언급된 사례들의 무게감이 그리 크지 않다. 사실 이 정도는 기후 정의 차원에서 이번 중동전쟁과 상관없이 평소에도 늘 실천해야 할 것들이다.

아니나 다를까. 이동통신 업계 내부에선 '정부 기조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참 애쓴다'는 자조 섞인 말까지 나온다.

"차라리 3세대 이동통신(WCDMA) 망 가동을 종료하자."

한 이동통신사 관계자가 비즈니스포스트와 만난 자리에서 "이동통신 업계가 진정으로 에너지 절감 노력을 할 생각이 있고, '전사적 대응' 생색을 내려면 이 정도는 해야 하는 거 아니냐"며 꼽은 것 중 하나다.

이 관계자는 "이동통신 3사가 각각 4세대(LTE) 이동통신 전국망을 구축해 기본 이동통신망으로 운용하면서 3세대 이동통신망의 쓰임새와 유지 필요성이 크게 줄었다"며 "에너지 절감 차원에서도 3세대 이동통신망은 더 이상 운용할 이유가 없다"고 짚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동통신 3사 모두 LTE 망을 기본 이동통신망으로 설정하며 5세대(5G) 이동통신망 투자도 소극적으로 일관했다"며 "나아가 LTE 통신망을 앞으로 40년 이상 쓰겠다고 작심을 하며 6세대(6G) 이동통신망 선행 연구와 투자에도 소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이동통신 사업자들의 속내를 전했다.

이 관계자는 "3세대 이동통신 가입자가 10만 명 수준으로 떨어진 것도 이 통신망을 더 이상 운용할 필요가 없어진 이유"라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선 SK텔레콤과 KT가 3세대 이동통신(WCDMA) 서비스를 하고 있다. 모두 기지국 간 동기화 없이 동작하는 비동기 방식이다.

LG유플러스는 동기식(CDMA 2000) 3세대 이동통신 사업 허가(주파수 할당)를 받았다가 반납했다. 비용과 표준화 측면에서 비동기 방식에 밀린다는 판단에 따라 포기했다. 기존 2세대 이동통신(PCS) 망을 2.5세대(EV-DO)로 업그레이드해 활용하다가 3세대 이동통신을 건너뛰고 LTE로 갔다.

기존 2세대(CDMA·PCS) 이동통신과 비교해 3세대 이동통신의 가장 큰 장점은 데이터통신이 가능하고, 이를 통해 화면을 통해 상대방 얼굴을 보며 통화를 하는 영상통화가 가능해졌다는 것이었다.

SK텔레콤과 KT 모두 이를 앞세워 마케팅 경쟁을 벌였다. SK텔레콤은 'T', KT는 'SHOW'란 이름의 전용 브랜드까지 만들며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 시장 선점에 나섰다. 두 사업자의 영상통화 광고가 텔레비전 화면을 도배질하다시피 했다.

휴대전화 업계에선 셀카 기능 단말기 개발 경쟁이 벌어졌다. 스마트폰 개발 경쟁으로 이어졌고, 아이폰 등장과 함께 휴대전화 시장과 업계가 세대 교체를 하는 상황을 불렀다. 우리나라에선 LG전자와 팬택이 이 흐름에 올라타지 못해 도태됐고, 스마트폰 시장이 삼성전자와 애플의 맞경쟁 체제로 바뀌었다.
 
[김재섭의 뒤집어보기] '에너지 절감' 생색만 내는 이동통신 업계, 차라리 '3G 서비스 종료' 어떤가
▲ 이동통신 3사 가운데 LG유플러스만 유일하게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가 없다. 동기 방식 3세대 이동통신(CDMA 2000) 사업 허가를 받았다가 반납한 뒤 바로 LTE에 올인했다. < SK텔레콤, LG유플러스 >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는 2002년 등장했다. SK텔레콤과 KT(당시는 KTF)가 서울, 수도권 주요 도시, 6대 광역시, 제주도에서 먼저 시작했고, 2003년 12월부터 단계적으로 전국으로 서비스 반경을 넓혔다.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 지역은 2004년 전국 84개 시로 넓어졌고, 2006년 군 지역 확대를 거쳐 2007년 전국망이 완성됐다.

하지만 '꿈의 통신' 추앙을 받으며 등장했던 것과 달리, 결과적으로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는 크게 흥행하지 못했다. 사업자들이 영상통화와 데이터통신 요금을 비싸게 책정하고, 데이터통신 이용 구조를 인터넷 기반이 아닌 폐쇄형 구조로 설계한 게 걸림돌로 작용했다.

이어 아이폰을 시작으로 스마트폰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며 데이터통신 중심의 새로운 이동통신망이 요구됐고, 이에 부응해 2011년 7월 LTE 이동통신 서비스가 등장했다.

이후 3세대 이동통신은 급격히 쇠락했다. 3세대 이동통신용으로 할당됐던 2.1GHz 대역 주파수가 LTE용으로 빼돌려지며 통신망 품질이 떨어지고, 노후·고장 중계기 대체 작업이 중단되며 사각지대가 늘었다.

LG유플러스가 반납한 3세대 이동통신용 주파수는 SK텔레콤으로 넘어가 LTE용으로 쓰이고 있다. SK텔레콤은 이와 별도로 3세대 이동통신용으로 받은 주파수 상·하향 각 30MHz 가운데 25MHz를 LTE용으로 쓰고 있다. KT 역시 3세대 이동통신용으로 할당받은 20MHz 가운데 15MHz를 LTE용으로 전환했다.

3세대 이동통신 가입자들의 LTE 가입자 전환도 빠르게 이뤄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3세대 이동통신 가입자는 35만7748명 으로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의 0.6%에 그친다. SK텔레콤 3세대 이동통신 가입자는 14만7959명이고, KT는 6만4554명이다. 나머지 14만5235명은 알뜰폰 업체 가입자다.

이동통신 업계 내부에서 '3G 이동통신 서비스 종료' 주장이 팽배해지는 배경이다. 2세대 이동통신 서비스 종료 결정이 내려질 때보다 조건이 더 성숙됐다고 본다.

더욱이 3세대 이동통신은 긴급 재난문자를 수신하지 못하는 등 기술적 한계도 크다.

국외에서는 독일 보다폰이 2021년 6월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 종료를 선언했다. 미국 AT&T도 종료했다. 대만과 일본 역시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 종료를 공식화했다.

물론 아직 이르다는 주장도 있다.

먼저 LTE·5G 기기는 음성통화나 데이터통신에 문제가 생기면 3G 망으로 연결되도록 설계돼 있다는 점을 든다. LTE·5G 이동통신 백업 내지 보완용으로 여전히 쓸모가 남았다는 것이다.

속도가 떨어지긴 하지만 여전히 데이터통신도 가능한 이동통신망으로 기능하고 있어 쓸모가 적지 않다는 점도 내세운다. 실제로 사물인터넷(IoT)용으로 쓰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를 종료하면, 구형 LTE 기기나 우리나라 LTE 방식 인터넷전화 기술 표준(TTA-VoLTE)을 지원하지 않는 단말기를 사용하는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이동통신 로밍 서비스를 이용할 때 불편을 겪을 수 있다는 점도 강조된다.

이동통신사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동통신사들도 속으로는 3G 이동통신 서비스 종료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2G 종료 때와 달리 전화번호를 바꾸지 않아도 돼, 가입자들의 반발이 크지 않고, 외국인 로밍 이용자 불편도 기술적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2세대 이동전화 종료 때는 011·016·017·018·019 전화번호를 010 번호로 바꿔야 해 가입자들의 반발이 심했다. 자영업자 등 이동전화를 생계형으로 쓰고 있던 가입자들은 "밥 줄이 끊길 수 있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상당수 가입자들이 전화번호 변경을 거부하며 2G 종료를 거부했고, '알박기'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다만, SK텔레콤과 KT 모두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 종료 얘기를 먼저 꺼내려고 하지 않는다.
 
한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만나 "3G를 종료하면 비용 측면에서 많은 도움이 된다"면서도 "정부와 정치권과 소비자단체 등이 이 점을 들어,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 종료를 허가하는 대신 5G 투자 확대나 이동통신 요금 인하 등을 요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동통신사들이 원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종료하고 싶어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결정을 마지못해 따라가는 방식이어야지, 먼저 말을 꺼내 정부가 조건을 붙이는 방식으로 가서는 절대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이동통신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그 중에서도 주파수 정책을 관장하는 쪽에서는 주파수 활용 효율화 차원에서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의 조기 종료를 바라고 있지만, 통신 정책 부서에서는 사업자들과 밀당 차원에서 먼저 말을 꺼내려고 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김재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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