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정 기자 imcrystal@businesspost.co.kr2018-02-13 17:4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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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이 갑작스레 군산공장을 폐쇄하기로 하면서 군산공장 직원을 비롯해 협력회사 직원 등 1만5천 명의 일자리가 위태로운 처지에 놓였다.
13일 한국GM 노조에 따르면 한국GM이 5월31일자로 군산공장을 폐쇄하기로 하면서 노사는 군산공장 직원 2천 명(계약직 포함)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하는 방안 등을 놓고 논의하기로 했다.
▲ 한국GM의 군산공장 정문 모습.
군산공장 직원 가운데 몇 명이나 한국GM의 다른 국내공장으로 배치할 수 있을지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노조 관계자는 “회사는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최근 몇 년 동안 상시적으로 희망퇴직을 받았고 이미 많은 직원들이 희망퇴직으로 회사를 떠났다”며 “회사가 구조조정 방안을 구체화하면 노조는 직원 고용 문제를 놓고 협의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GM은 군산공장 폐쇄를 포함한 경영 정상화방안을 정부, 주요 주주, 노조 등 이해관계자들에게 제시했다고 13일 밝혔다.
하지만 한국GM은 경영 정상화방안의 구체적 내용을 설명하지 않으면서 “이해관계자들의 전폭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이번 제시안은 한국에 대한 대규모의 직접적 제품 투자를 포함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수천 개의 일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만 밝혔다.
한국GM는 군산공장 외에 나머지 국내공장의 운영방안과 운영을 위한 지원 조건 등을 제시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른 국내공장에 신차 물량을 배정하는 조건으로 정부 등에 자금 지원을 요청했을 것으로 자동차업계 관계자들은 바라봤다.
한국GM이 2월 말까지 이해관계자들과 지속적으로 논의를 해나가겠다고 밝히면서 군산공장 직원들의 고용 유지 여부와 규모 등도 그때가 돼야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GM이 향후 어떤 결정을 내릴지에 군산공장 직원 2천 명, 협력회사 직원까지 포함해 1만5천 명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국GM 내부에서도 갑작스런 군산공장 패쇄 결정에 적잖이 놀라고 있는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GM이 지난 3~4년 동안 적자를 내는 해외 사업장을 빠른 속도로 과감하게 정리하거나 축소한 탓에 한국GM 처지도 위태롭다는 우려마저 일각에서 나온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한국GM이 국내공장 가운데 1곳을 폐쇄한다는 말은 지난해부터 나오긴 했지만 군산공장 폐쇄 결정은 예고도 없이 급작스럽게 이뤄진 분위기”라며 “군산공장이 GM의 글로벌 생산기지 가운데 준중형차 생산기지로서 중요성을 지닌다는 점에 기대를 걸었던 한국GM의 실망감도 클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GM은 국내에서 변속기와 엔진소재를 생산하는 보령공장과 함께 완성차를 생산하는 군산, 부평, 창원공장 3곳을 가동하고 있다.
이 가운데 군산공장에서 올란도와 크루즈 등 준중형차를, 창원공장에서 스파크, 라보, 다마스 등 경차를 생산했다. 부평공장에서는 승용 1, 2공장을 운영하며 트랙스, 말리부, 알페온, 캡티바, 아베오를 만들었다.
한국GM이 국내와 해외에서 동반 판매부진을 겪으면서 군산공장 가동률은 최근 3년 동안 평균 20%에 그쳤다.
한국GM은 지난해 12월 말부터 설비작업 등을 이유로 한 달 가까이 군산공장 가동을 중단한 데 이어 직원 장기 휴무를 통해 7일부터 군산공장 가동을 완전히 중단한 상황에 있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