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D전문기업 서울반도체가 자동차조명사업에서 성과를 거둬 올해도 실적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국 회사들이 LED 생산규모를 늘리고 있지만 서울반도체가 자동차조명사업에서 진입장벽을 높이고 있어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수도 있다.
5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서울반도체가 올해 자동차조명사업에서 고부가 기술을 적용하는 데 힘쓸 것으로 보인다.
서울반도체 관계자는 최근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자동차용 조명도 선라이크 등에 사용되는 최신 기술을 적용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경쟁회사의 진입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라이크는 지난해 서울반도체가 일본 도시바머티리얼즈와 손잡고 내놓은 고부가 LED제품으로 태양빛과 유사한 광원을 나타내 눈을 보호해주는 장점이 있다. 올해부터 유럽 조명기업들에 본격적으로 공급하며 매출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국 회사들이 대규모 증설을 바탕으로 LED 공급을 늘리면서 LED 가격이 하락세를 보일 수 있다는 전망이 증권가에서 나오고 있다.
잠시 주춤했던 LED 치킨게임이 다시 불거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중국 회사들은 일반조명용 저가 LED제품 외에 자동차조명에 사용되는 고부가 LED 생산에도 나선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서울반도체가 과거 LED 가격 경쟁을 거치는 동안 자동차조명사업에서 기술 개발에 힘쓰며 경쟁력을 높인 만큼 치킨게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체력을 갖췄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반도체는 2015년 LED 업황이 바닥이었을 때부터 자동차조명분야에서 기술개발에 힘써 지난해 완성차회사에 헤드램프용 LED를 본격적으로 공급하는 등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서울반도체가 자동차조명사업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며 “세계적 LED회사인 니치아화학공업, 오스람, 필립스 등과 어깨를 견줄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자동차조명은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초기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다. 서울반도체가 그동안 이 시장에 진입하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렸지만 일단 발을 들여놓게 된 만큼 중국 회사들의 추격을 어느 정도 따돌릴 수 있게 된 셈이다.
서울반도체 관계자는 “중국 회사들이 자동차조명사업에도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자동차조명시장도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고 이런 변화를 이끌어가는 역할을 서울반도체가 하고 있어 (중국 회사들이) 쉽게 따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반도체는 2015년 LED 공급과잉으로 영업이익이 급감해 적자위기까지 겪었지만 오히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매년 매출의 10%를 연구개발에 투입하면서 기술개발에 힘썼다. 이에 따라 올해 초 기준 특허 보유수가 1만3천여 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국 회사들이 일반조명에 사용되는 저가 LED 위주로 가격 경쟁에 나서자 자동차나 스마트폰, TV 등 전자제품용 LED사업에 나서는 한편 일반조명사업에서는 고부가제품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중국 회사들과 직접 경쟁을 피하고 서울반도체가 경쟁우위를 지킬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펼친 것이다.
서울반도체 관계자는 “서울반도체가 포화 시장에서는 수익성을 방어하고 고부가 제품 등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성장동력의 기반을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