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혜 기자 wisdom@businesspost.co.kr2018-02-01 17: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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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과 한진중공업이 군함 등 특수선사업에서 수주 기회를 얻을까?
특수선사업에서 강력한 경쟁자였던 현대중공업과 STX조선해양이 사업을 진행하기 어려워져 대우조선해양과 한진중공업이 앞으로 공공발주에서 반사이익을 볼 수도 있다.
▲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 사장.
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2019년 11월까지 특수선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조선사가 사실상 대우조선해양, 한진중공업, 강남만 남게 됐다.
우리나라에서 군함 등 특수선사업을 진행할 자격이 있는 조선사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한진중공업, STX조선해양, 강남 등 모두 5곳이다.
하지만 2017년 12월 현대중공업이 한국전력을 상대로 낸 입찰참가자격 제한처분 취소소송에서 대법원이 기각판결을 내리면서 현대중공업은 부정당업자로 지정됐다.
2019년 11월까지 방위사업청 등이 진행하는 군함, 잠수함 등 공공입찰에 참여할 수 없게 된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2013년 한국수력원자력 부장에게 돈을 주고 아랍에미리트연합 수출용 원자력발전소에 쓸 부품을 납품할 수 있도록 청탁해 한국수력원자력의 모회사인 한국전력에 의해 부정당업자로 등록됐다.
STX조선해양은 중소형 가스운반선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특수선사업팀을 사실상 폐지했다.
STX조선해양은 지난해 말 중소형 가스운반선사업을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하면서 100여 명 정도였던 특수선사업팀 인력을 대부분 상선부문으로 옮겼다.
STX조선해양이 방위사업청으로부터 제재를 받아 공공기관 입찰에 참여하려면 추가 보증금을 물어야 했던 점도 특수선사업팀을 폐지한 요인으로 꼽힌다.
대우조선해양과 한진중공업이 특수선사업에서 반사이익을 보게 되는 셈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초계함 등 군함급 대형 전투함부문이나 잠수함에서 사실상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만 경쟁했다”며 “고속정 등 상대적으로 큰 함정은 STX조선해양과 한진중공업이 경쟁하고 소형 함정은 강남이 거의 맡고 있었다”고 말했다.
특수선사업 비중은 현대중공업 전체매출에서 약 3%, 대우조선해양 7~8%, 한진중공업은 4~5% 정도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상당부분이 우리나라 정부에서 발주한 군수선 일감이다.
대우조선해양과 한진중공업이 대형 전투함과 중형 전투함 등 수주전에서 경쟁강도가 완화하며 수익성이 전보다 좋아질 가능성도 있다.
▲ 이윤희 한진중공업 대표이사 사장.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그동안 특수선사업은 국내에서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수주가 이뤄졌던 터라 경쟁이 치열한 편이었다”며 “군수선 일감을 따내려면 여러 가지 까다로운 조건을 맞춰야 하지만 가격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데 앞으로 가격 경쟁이 덜 치열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군함 등 특수선 물량이 2019년까지 얼마나 발주될지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정부는 대형 전투함 등보다 내부장비를 교체하는 창정비사업과 중소형 전투함 등을 중심으로 발주한 것으로 파악된다. 2019년까지 이런 흐름이 이어지면 대우조선해양과 한진중공업의 반사이익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군함 등 군수선의 정확한 발주규모와 시기는 국가기밀이라서 밝힐 수 없다”며 “중장기적 계획에 따라 발주가 이뤄지므로 급격한 변동성은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