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혜 기자 wisdom@businesspost.co.kr2018-01-25 17: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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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에너지가 삼척 포스파워발전소를 원래 계획대로 석탄화력발전소로 짓는다.
문재인 정부가 강력한 ‘탈석탄’ 정책기조를 보이면서 포스코에너지도 석탄화력발전소를 LNG발전소로 전환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결국 원안대로 진행하는 것이다.
▲ 윤동준 포스코에너지 대표이사.
포스코에너지가 석탄화력발전소를 LNG발전소로 전환할 경우 투자손실을 만회할 대안을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25일 발전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에너지가 올해 4월 강원도 삼척에 포스파워 석탄화력발전소를 짓기 위한 부지 조성공사를 시작하기로 했다.
포스파워 석탄화력발전소는 포스코건설과 두산중공업이 EPC(설계·구매·시공) 방식으로 건설해 2023년 하반기 완공된다.
포스파워 석탄화력발전소는 강원도 삼척에 있는 동양시멘트의 폐광산부지에 1050MW(메가와트)급 발전소 2기 규모로 건설되는데 사업비가 모두 4조5천억 원 투입된다.
문재인 정부가 착공률 10% 미만의 석탄화력발전소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방침을 정하면서 포스코에너지는 포스파워를 석탄화력발전소로 짓는 데 애를 먹었다.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가 포스파워를 LNG(액화천연가스)발전소로 전환해 짓는 것을 놓고 포스코에너지와 협상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포스코에너지가 포스파워를 LNG발전소로 전환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산업통상자원부는 19일 포스파워 삼척화력 1, 2호기 발전소 건설사업'과 관련한 공사계획을 인가했다.
포스코에너지가 투자비용을 만회할 방법을 찾지 못하자 산업통상자원부도 포스파워를 석탄화력발전소로 짓도록 허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포스파워 관계자는 “포스파워 발전소 부지가 전력 수요처와 너무 많이 떨어져 있어 LNG발전소로 짓게 되면 사업성이 너무 나빠진다”며 “포스파워 석탄화력발전소 사업을 추진한 지 5년이 지났는데 이제 와서 새로운 부지를 물색하면 또 다시 여러 해가 걸리는 데다 이 사업에 투자한 비용이 너무 많아 산업통상자원부도 석탄화력발전소 건립을 인가해줬다”고 말했다.
LNG발전소는 석탄화력발전소보다 발전단가가 비싸서 전력 수요처와 떨어져 있으면 전력손실을 봐 이익을 내기 어렵다. 포스코에너지가 전력수요처 등 도심 근처로 LNG발전소 부지를 다시 물색하면 발전소사업에만 10년 가까이 걸릴 수도 있는 만큼 산업통상자원부가 한 발 물러섰을 수 있다는 것이다.
포스코에너지가 포스파워 석탄화력발전소를 LNG발전소 등으로 전환하기에는 매몰비용이 너무 많다는 점도 고려됐을 것으로 보인다.
▲ 포스포에너지의 포스파워 석탄화력발전 조감도.
포스코에너지는 포스파워 석탄화력발전소를 짓기 위해 2013년 포스파워의 전신인 동양파워 지분 100%를 4311억 원에 인수했다.
그 뒤에도 1300억 원을 더 투자해 포스파워에만 모두 56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발전사업자가 석탄화력발전소를 LNG발전소로 전환하는 데 따른 매몰비용을 보전해주지 않겠다는 방침을 정해둔 만큼 이런 손실을 외면하기 어려웠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에너지가 SK가스와 달리 투자손실을 만회할 방법을 찾기 어려웠기 때문에 포스파워를 석탄화력발전소로 짓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SK가스는 충청남도 당진에 에코파워 석탄화력발전소를 지으려고 했다가 최근 음성과 울산에 LNG발전소와 LNG·LPG복합화력발전소로 바꿔짓는 것으로 계획을 바꿨다.
SK가스는 울산에 LPG저장탱크를 두고 있어서 LNG·LPG복합화력발전소를 지으면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판단했는데 포스코에너지는 이런 대안을 내놓기가 어려워 석탄화력발전소 건립계획을 추진하게 됐다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