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이 금융당국으로부터 지배구조 개선의 압박을 받고 있는 만큼 김 회장이 ‘3기 경영’을 시작하기에 앞서 하나금융의 사외이사 제도를 손질할 가능성이 높다.
사외이사는 그 회사와 관련이 없는 외부인사를 이사회에 참가시켜 경영을 감시한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제도다. 금융당국은 금융지주사 최고경영자들이 우호적 관계에 있는 사람들을 사외이사들로 구성해 이사회를 꾸리는 일이 많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나금융도 이런 지적에서 예외는 아닌 데다 하나금융 사외이사들의 임기 만료 시기도 맞물리는 만큼 이번 3월 주주총회 때 사외이사 구성원을 큰 폭으로 교체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하나금융의 사외이사들 8명 가운데 차은영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를 제외한 7명의 임기가 올해 3월 끝난다.
김 회장은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이 하나금융 고문에서 물러난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지배력을 공고히 한 것으로 평가받는데 지금 하나금융 사외이사들은 모두 그 이후에 임명된 인사들이다.
특히 하나금융의 사외이사들 모두 이번 회장추천위원회의 위원으로 참여하면서 회장 선임절차를 강력하게 추진한 일등공신으로 평가받는 만큼 이들의 자리를 유지하는 데에 부담이 따를 수도 있다.
윤종남 청평 법률사무소 대표, 송기진 대륙아주 법무법인 비상임고문, 김인배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2014년 3월부터 하나금융 사외이사에 합류했고 윤성복 전 삼정회계법인 부회장과, 양원근 전 KB금융지주 부사장은 김 회장이 2015년 3월 연임이 확정된 주주총회 자리에서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박원구 서울대 공대 글로벌공학센터 특임교수는 2016년 3월에, 차은영 교수는 2017년 3월 주총 때 선임됐다.
김 회장이 사외이사의 선임절차를 정비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서 김 회장 본인이 빠지는 방안은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회장은 이번 회장 선임절차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금융당국에서 ‘셀프연임’ 비판을 제기하자 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나왔다.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 조직에 김 회장이 몸담고 있다는 점은 지배구조 투명성을 확보라는 측면에서 부정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 회장은 하나금융이 지난해 12월22일 의결한 사외이사 관련 개선안도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이 지난달 12일 하나금융에 지적한 일곱 가지 경영유의사항 가운데 사외이사 선임과 관련한 문제도 있었고 하나금융은 열흘 만에 급하게 개선안을 마련했다.
금감원은 하나금융이 사외이사 후보군을 제시하는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 사외이사 후보 제안자와 그 후보자와 관계를 잘 공시하지 않고 있다고 파악했다.
당시 하나금융 이사회는 주주와 외부자문기관 등으로 추천경로를 활성화하고 연차보고서에 사외이사 추천경로를 공시하기로 했지만 사외이사 후보군을 어떤 기준으로 추릴지 등은 정하지 않았다.
최근 금융권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노동이사제’는 도입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KB금융 노동조합이 시도했지만 부결된 만큼 아직 금융권에 도입된 이력이 없을 뿐더러 김 회장과 하나금융 노조와 사이가 좋지 않은 만큼 김 회장이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