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앞세워 은행권의 ‘로보어드바이저’ 경쟁에 뛰어든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1월 말부터 오프라인 영업점의 자산관리서비스에 로보어드바이저 ‘케이봇쌤’을 도입한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인공지능 알고리즘과 투자자의 성향 등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스마트폰이나 PC 등을 통해 자산포트폴리오를 관리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이 주로 운용해 왔지만 신한은행이 2016년 11월 ‘엠폴리오’를 내놓은 뒤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도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국민은행은 2016년 초부터 로보어드바이저의 자문을 받는 쿼터백투자자문의 신탁상품을 팔아왔지만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한 자산관리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B금융그룹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한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통해 경쟁 은행들보다 시장에 비교적 늦게 뛰어든 불리함을 극복할 계획을 세웠다.
기존의 로보어드바이저가 높은 수익률을 추구한다면 케이봇쌤은 고객의 투자성향 외에 지역, 금액, 기존의 이력 등을 활용해 수익을 안정적으로 내는 데 중점을 뒀다는 것이다.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고객의 자금을 투자한 자산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판단할 경우 영업점 방문없이 PC나 스마트폰으로 고객의 동의를 얻어 손쉽게 조정할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국민은행은 2월 말 PC인터넷뱅킹과 모바일뱅킹에도 케이봇쌤을 내놓으면서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비대면 자산관리사업의 확대에도 더욱 힘쓸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금융회사 대부분이 알고리즘 개발회사에서 만든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쓰는 반면 KB금융은 자체적으로 개발한 것을 적용했다”며 “앞으로도 자체적으로 개발한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계속 고도화해 자산관리 서비스를 키우는 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은행에서 제공하는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의 성장 전망이 밝은 점을 감안해 시장에 뛰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은행 고객 26만 명이 지금까지 엠폴리오를 통해 자산구조를 직접 조정했다. KEB하나은행도 지난해 7월 ‘하이로보’를 내놓은 지 6개월 만에 가입자 3만 명을 모았다.
해외의 경우 전문회사들에 이어 웰스파고와 모건스탠리 등 대형 금융회사들도 로보어드바이저사업을 속속 시작하면서 관련된 자산관리시장 규모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금융위원회가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해 영업점 방문 없이 투자일임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관련 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