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대표 바이오시밀러인 ‘램시마’가 빠르게 미국에 침투하고 있다.
램시마는 그동안 유럽에서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을 빠르게 대체해나갔지만 미국에서는 오리지널 제약사인 존슨앤존슨의 ‘철벽 방어’ 때문에 판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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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램시마, 미국 침투 본격화되나
24일 존슨앤존슨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부터 미국 시장에서 바이오의약품 ‘레미케이드’의 매출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존슨앤존슨은 얀센의 모회사로 얀센은 램시마의 램시마의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인 레미케이드를 생산하고 있다.
레미케이드는 지난해 4분기 미국에서 10억 7300만 달러의 매출을 냈다. 2016년 4분기보다 8.5%, 2017년 3분기보다 11%나 급감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와 상반된 분위기다.
레미케이드는 유럽에서 셀트리온의 램시마 때문에 시장점유율이 빠르게 떨어졌지만 미국은 달랐다.
레미케이드는 미국에서 지난해 3분기에 12억600만 달러의 매출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감소하는 수준이었다.
셀트리온은 2016년말 미국에서 램시마 판매허가를 받았고 화이자와 손잡고 미국에서 ‘인플렉트라’라는 이름으로 판매를 시작했다.
램시마는 미국에서 1분기에 1700만 달러, 2분기에 2300만 달러, 3분기에 3400만 달러를 내는 등 판매가 빠르게 늘었다. 그러나 이는 레미케이드의 미국 매출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으로 램시마의 미국시장 점유율은 2%대 수준에 그쳤다.
램시마의 미국 침투가 유럽과 달리 더뎌졌던 이유는 존슨앤존슨의 강력한 로비 때문이었다.
존슨앤존슨은 레미케이드 주력시장인 미국을 지키기 위해 바이오시밀러를 사용하고자 하는 미국 의사나 미국 환자들의 접근을 차단하는 데 주력했다.
존슨앤존슨은 미국 보험사들에게 바이오시밀러를 처방에서 배제하겠다는 계약을 할 경우 레미케이드 가격을 할인해주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리베이트를 중단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존슨앤존슨이 지난해 4분기 미국에서 레미케이드 매출이 급감했다고 밝히면서 경쟁제품인 램시마의 미국 판매가 크게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존슨앤존슨도 레미케이드 판매 급감의 이유와 관련해 “바이오시밀러와 경쟁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철옹성’ 미국시장 어떻게 침투 성공했을까
그동안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미국 침투는 쉽지 않다고 여겨졌다.
미국은 유럽과 달리 사보험 위주로 구성됐기에 값싼 바이오시밀러 대신 의사들이 리베이트를 많이 받을 수 있는 오리지널 의약품의 인기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미국 경영컨설팅회사 BBLSA가 최근 발간한 ‘2018 바이오시밀러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의사들이 유럽 의사들보다 바이오시밀러에 익숙하지 않다는 점도 미국장에서 바이오시밀러 판매 부진에 한 몫을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의사들은 바이오시밀러가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과 차이가 없다는 것을 이론적으로는 알고 있었지만 바이오시밀러를 사용했을 시 치료에 실패할 가능성을 두려워했고 바이오시밀러 교차처방을 위해 좀 더 많고 확실한 데이터를 확인하고 싶어했다.
셀트리온은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램시마의 교차처방 임상 데이터를 발표했다. 셀트리온의 교차처방 임상데이터 발표로 램시마의 미국 내 신뢰도는 크게 올라갔다.
존슨앤존슨을 상대로 한 소송전도 램시마 미국 침투에 긍정적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
화이자는 9월 존슨앤존슨이 램시마의 영업활동을 막고 있다며 펜실베니아 지방법원에 존슨앤존슨을 상대로 반독점법 위반 소송을 냈다.
2만 명 이상의 회원을 보유한 전미식품상업노동조합(UFCW)도 “존슨앤존슨이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 진입을 차단하면서 회원들에게 피해를 입히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램시마 가격 인하도 판매 확대에 기여했다.
램시마는 지난해 7월 램시마의 판매가격을 레미케이드의 70% 수준에서 65% 수준으로 낮췄다.
셀트리온은 램시마의 미국 판매를 더욱 늘리기 위해 추가적 가격 인하도 고려하고 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올해 초 미국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램시마의 미국시장 확대를 위해 화이자와 판매가격 인하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