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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 |
배달앱 서비스업체인 ‘배달의민족’은 후발주자다. 그런데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네이버 라인을 통한 일본 진출과 함께 골드만삭스로부터 400억 원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배달의민족이 이렇게 승승장구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 골드만삭스 업고 아시아 진출 박차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주식회사 우아한형제들이 세계적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 컨소시엄으로부터 400억 원을 투자받았다고 27일 밝혔다.
투자금은 배달의민족의 서비스를 높이고 해외진출에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는 데 쓰인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이번 투자유치를 통해 해외사업을 본격화할 수 있게 됐다”며 “거대한 잠재력을 지닌 배달앱 서비스를 기반으로 아시아 전역의 음식주문방식을 바꾸겠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 컨소시엄도 우아한형제들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이미 미국 700여 도시와 런던에서 배달앱 ‘그럽허브’라는 곳에 투자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현 골드만삭스 한국투자책임은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전자상거래시장 가운데 하나”라며 “앞으로도 혁신적 아이디어와 뛰어난 경영진을 갖춘 토종기업을 발굴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달 네이버의 글로벌 메신저인 ‘라인’과 손잡고 일본시장에도 진출했다. 프리미엄 음식 배달앱인 ‘라인와우’를 출시해 일본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주는 고급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 ‘배달의민족’ 어떻게 업계 1위로 올라섰나
배달앱 시장규모는 1조 원에 이른다. 이 시장은 3파전 양상을 띠고 있다.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이 전체 시장의 90%를 점유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은 시장점유율 60%를 차지한다. 국내 최초로 배달앱 서비스를 시작한 배달통을 제쳤다. 올해 4월부터 9월까지 월간 방문자수 1위 자리도 내주지 않고 있다.
배달의민족이 이처럼 경쟁구도에서 앞서가게 된 것은 TV광고의 영향이 컸다. 배달의민족은 지난 4월부터 배우 류승룡을 모델로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라고 외치는 TV광고를 내보냈다.
이 광고는 창의적 발상과 애국마케팅이 결합돼 다양한 연령층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한국광고홍보학회가 선정하는 ‘2014 올해의 광고상’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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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달의 민족' 광고화면 |
‘류승룡 효과’로 배달의민족은 단숨에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었다. 패러디 광고마저 인기를 얻어 클릭 수 300만 건을 넘었다.
우아한형제들은 2010년 처음으로 ‘배달의민족’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전국 14만여 업소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창업한 지 3년 만에 국내 애플리케이션 누적 다운로드 수도 1400만 건을 넘겼다. 이는 국내 15~49세 인구의 절반에 해당된다. 올해 10월 한 달 주문건수만 400만 건에 이른다.
◆ 김봉진의 디자인 경영철학
김 대표는 명함에 ‘경영하는 디자이너’라는 말을 붙이고 다닌다. 그는 누가 봐도 디자이너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머리를 밀고 뿔테 안경을 쓰고 수염을 길렀다.
김 대표는 “결국 브랜드를 만드는 사람이 그 브랜드다워야 한다”고 말한다. 이런 생각이 배달의민족의 광고와 마케팅을 다르게 만드는 비결로 이어졌다.
배달의민족은 지하철 전광판 어디서나 ‘너는 먹을 때가 제일 예뻐’라는 광고를 통해 유쾌하고 친근하게 소비자들을 끌어 모았다. 또 배달의민족에 직접 만든 독특한 서체와 이미지를 넣었다.
이 때문에 기술적 차별점을 내세우기 어려운 배달앱시장에서 소비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겨 1위에 오를 수 있었다.
김 대표는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그는 공고에 진학했다가 고3이 되어서야 미술학원을 다니며 입시준비를 했다.
그뒤 실내디자인과를 졸업해 네오위즈와 NHN 등에서 웹디자이너로 활동했다. 활동 당시 인테리어, 폰트, 제품, 멀티미디어, 사용자환경(UI) 등 디자인과 관련된 다양한 일을 했다.
김 대표는 2010년부터 창업전선에 뛰어 들었다. 그는 ‘114전화번호 안내서비스’를 스마트폰용 앱으로 만드는 데 도전했다. 그러나 방대한 전화번호를 모으기 힘든 데다 시장성이 없어 결국 실패했다.
이 실패경험은 ‘114보다 배달정보가 많다’고 광고하는 배달의민족을 만들게 한 자양분이 됐다. 김 대표는 “실패한 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규모가 큰 배달음식시장을 새롭게 주목하게 됐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