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이 미국의 최대 할인시즌인 '블랙프라이데이'에 맞춰 스마트폰 ‘파이어폰’의 가격을 대폭 낮췄다.
아마존은 파이어폰의 판매가 저조하자 재고를 털어내기 위해 이런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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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 |
또 파이어폰의 확산을 통해 전자책, 콘텐츠, 빠른 배송 등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아마존 프라임 서비스의 이용자를 늘리려는 뜻도 포함돼 있다.
아마존은 26일 파이어폰 32GB 언락 모델의 무약정 가격을 449달러에서 199달러로 인하했다.
아마존은 파이어폰을 다음달 1일까지만 이 가격으로 판매한다.
아마존은 이 제품을 구입하는 고객에게 연회비 99달러인 ‘아마존 프라임’을 1년 동안 추가 비용없이 제공한다. 아마존 프라임 기존 회원이 사면 가입 기간을 1년 더 연장해 준다.
아마존이 파격 할인행사에 나선 것은 파이어폰의 재고를 처리하기 위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아마존은 지난 7월 파이어폰을 출시했으나 심각한 판매부진을 겪고 있다. 가격이 비싼 데다 다른 회사의 제품과 큰 차별성을 보여주지 못한 탓이다.
시장조사업체 커런트 애널리시스의 애비 그린가트 연구원은 “파이어폰이 실패한 핵심적 이유는 소비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어떤 좋은 이유도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마존은 지난 3분기에 파이어폰 사업과 관련해 1억7천만 달러에 이르는 손실을 입었다. 이는 3분기 아마존 적자의 39%에 이르는 수치다.
톰 츠쿠택 아마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3분기 실적발표 당시 “8300만 달러어치의 파이어폰 재고가 남아 있다”고 밝혔다.
업계 일부에서 아마존이 파이어폰을 싸게 공급해 아마존 프라임 서비스의 이용자를 늘리려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기를 팔아서 직접 이익을 얻기보다 전자상거래 업계에서 아마존의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파이어폰은 아마존 사이트 쇼핑에 최적화 돼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파이어폰은 바코드와 상품을 스캔해 아마존에서 구매할 수 있는 제품목록을 보여주는 파이어플라이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는 “파이어폰은 단순한 하드웨어가 아닌 서비스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아마존은 지난 9월에도 파이어폰 32GB 제품을 2년 약정을 조건으로 99센트에 팔았다”며 “이때도 아마존 프라임 1년 회원권을 제공한 것을 보면 회원을 늘리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