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준 교보증권 사장이 지난해 회사의 순이익 증가를 이끌면서 연임가도에 파란불이 켜졌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 사장은 3월에 다섯 번째 임기를 마치는데 지난해 실적을 살펴보면 이번에도 연임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김 사장은 2008년 6월 취임한 뒤 네 차례 연임했다. 이번에도 연임하면 교보증권을 12년 가까이 이끌게 된다. 2007년 취임한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에 맞먹게 되는 셈이다.
교보증권은 지난해 잠정 순이익 749억 원을 냈는데 2016년보다 20.28% 많다. 김 사장이 2016년 말에 2017년 순이익 목표치로 제시한 640억 원보다 17% 많다.
지난해 잠정 순이익을 적용해 계산한 자기자본이익률(ROE)도 10%를 넘어섰다. 국내 증권사들의 평균 자기자본이익률 8%보다 높다.
교보증권은 지난해 1~3분기에 순이익 534억 원을 올렸는데 2016년 같은 기간보다 19.3% 적었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의 실적 호조에 힘입어 연간 순이익을 증가로 돌려놓았다.
국내증시가 지난해 4분기에 크게 오르면서 교보증권의 주식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익도 늘어났다.
교보증권은 투자금융(IB)부문에서도 여신전문금융회사채(FB) 발행 주관 등에서 호조를 보이면서 1~3분기의 부진을 털어낸 것으로 파악됐다.
여신전문금융회사채는 카드나 캐피탈 등 여신금융회사들이 발행하는 회사채를 말한다. 일반 회사채보다 만기가 다소 짧고 금리는 상대적으로 높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주식위탁매매를 비롯한 모든 사업부문 실적이 고르게 성장했다”며 “2016년 4분기에 영업손실을 봤던 ‘역기저효과’도 어느 정도 작용했다”고 말했다.
교보증권이 새 성장동력인 인하우스 헤지펀드시장에서 우위를 지키고 있는 것도 김 사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인다.
인하우스 헤지펀드는 증권사 등이 내부자금을 활용해 헤지펀드(적은 수의 투자자에게 자금을 모집해 만든 사모펀드)를 구성하고 직접 운용하는 사업을 말한다.
김 사장은 교보증권이 첫 채권형 헤지펀드를 내놓은 2월부터 담당인력을 늘리고 교보증권의 채권운용 전문성도 적극 활용했다.
교보증권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1조5천억 원 규모의 자산을 인하우스 헤지펀드로 운용하고 있는데 국내 증권사 가운데 가장 많다. 2위 NH투자증권(4500억 원)을 3배 이상 앞섰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