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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웅섭 금융감독원장 <뉴시스> |
금융감독원 임원 12명이 모두 사표를 제출했다.
진웅섭 신임 금융감독원장은 이를 계기로 금감원 조직쇄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진 원장은 시장의 자율과 창의를 존중하는 방향으로 금융감독 방침을 바꾸겠다는 뜻도 이미 밝혔다.
25일 금감원에 따르면 부원장 2명을 비롯한 임원 12명이 지난 24일자로 일괄 사표를 냈다. 최종구 수석부원장은 지난 20일 사의를 표명했다.
금감원은 신임 금감원장이 취임하면 임원들이 모두 사표를 낸 뒤 자리에서 물러나거나 재신임을 받아 왔다. 최수현 전 금감원장이 지난해 3월 취임했을 때도 임원들이 모두 사표를 제출했다.
진 원장은 임원들이 낸 사표의 수리를 결정한 뒤 올해 말까지 후속인사를 할 것으로 보인다. 수석부원장을 비롯한 임원진에 이어 실장 및 국장급 인사도 실시하게 된다.
금융계 관계자들은 금감원 임원진 가운데 상당수가 자리에서 물러날 것으로 점친다. 특히 진 원장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 퇴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최종구 수석부원장의 경우 행정고시 25기 출신으로 28기인 진 원장의 선배이기도 하다. 최 부원장은 진 원장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새 수석부원장 후보로 이해선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과 서태종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 등 금융위 출신 인사들이 거명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KB금융사태 이후 금감원 안에서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됐다”며 “진웅섭 원장이 국장급 인사까지 마무리한 뒤 본격적으로 조직을 쇄신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진 원장은 이번 인사조치를 통해 조직쇄신과 함께 금융권 감독방침을 재정립할 것으로 보인다.
진 원장은 24일 취임 후 첫 정례임원회의를 열어 금융감독의 방향성을 ‘자율’과 ‘창의’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규제와 제재 위주였던 감독방향을 일대전환해야 한다는 시장의 요구가 많다”며 “이를 고려해 금융감독 프레임에 대해 큰 틀의 방향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그동안 강압적 검사관행으로 금융권 안팎에서 비판을 받았다. 지난해 동양그룹 사태에 이어 올해 카드사 대규모 정보유출과 KB금융사태까지 겪으면서 감독기능을 제대로 시행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듣기도 했다.
진 원장은 이런 점을 고려해 금감원이 세세한 부분까지 개입하는 ‘담임 선생님’ 역할 대신 시장의 자율과 창의를 존중해야 한다고 밝힌 것으로 보인다.
그는 “금융권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감독하려면 시장과 소통해야 한다”며 “조직운용과 업무 전반을 변화하고 쇄신하기 위해 임직원들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진 원장은 또 “금감원 본연의 기능은 금융회사의 건전성 감독과 금융소비자 보호”라며 “이에 대한 국민과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고 신뢰받도록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