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입요구품목은 가맹본부가 가맹점을 대상으로 자신이나 자신이 지정한 사업자로부터 원·부재료를 구입하도록 요구하는 제품으로 가맹점이 가맹사업을 유지하지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구매해야 한다.
조사대상 50개 가맹본부 가운데 47곳(94%)이 구입요구품목의 유통마진을 통해 ‘차액가맹금’을 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16개 가맹본부(32%)는 가맹금의 전액을 차액가맹금으로 올렸고 31개 가맹본부(62%)는 가맹금 방식과 로열티 방식을 혼합해 사용했다. 가맹금 전부를 로열티 방식으로 거두는 가맹본부는 3개(6%)에 그쳤다.
가맹본부가 가맹본부로부터 가맹금을 받는 방식은 크게 △차액가맹금 방식 △로열티 방식△차액가맹금과 로열티 혼합 방식 등 3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차액가맹금 방식은 가맹본부가 가맹점주에게 구입요구품목을 공급하면서 유통마진을 통해 수익을 얻는 방식, 로열티 방식은 가맹본부가 ‘가맹점 매출액의 일정비율의 금액’ 또는 ‘매월 일정금액’을 가맹금으로 거둬가는 방식이다.
공정위가 서울시, 경기도와 함께 12일 발표한 ‘가맹점 합동실태점검 결과’에 따르면 서울경기 가맹점주의 74.3%는 차액가맹금의 존재를 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 차액가맹금 방식의 문제점이 지적됐다.
가맹본부의 연간 매출액에서 차액가맹금이 차지하는 비율을 업종별로 보면 치킨이 27.1%로 가장 높았고 한식(20.3%)과 분식(20.0%)이 뒤를 이었다. 피자(9.4%), 제빵(7.5%), 커피(7.4%) 업종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가맹점의 연간 매출액에서 차액가맹금이 차지하는 비율을 업종별로 살펴보면 역시 치킨이 10.6%로 가장 높았고 햄버거(8.6%), 한식(7.5%) 순으로 조사됐다. 제빵 업종은 5.1%로 가장 낮았다.
가맹본부가 가맹점에 공급하는 구입요구품목에는 주방용품(행주, 타올, 세제, 고무장갑 등), 사무용품(노트, 가위, 테이프 등), 1회용품(포크, 숟가락, 은박도시락, 빨대 등) 등 브랜드 동일성과 연관성이 떨어져 가맹본부에서 공급받지 않고 시중에서 직접 구입할 수 있는 품목도 다수 포함돼 있었다.
공정위는 “이런 품목들을 가맹본부가 가맹점에 구입을 강제하는 행위는 가맹법에서 금지하는 ‘구속조건부 거래행위(거래상대방 구속)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50개 조사대상 가운데 24개(48%) 가맹본부는 가맹점에 구입요구품목을 공급하는 과정에서 배우자, 친인척, 계열회사 등 특수관계인을 참여시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2개(44%) 가맹본부는 가맹점에 구입요구품목을 공급하는 과정에서 물품제조업체나 물류업체로부터 판매장려금(리베이트)을 받아 추가적 이득을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이번 조사목적은 구입요구폼목 관련한 거래의 실태를 파악하는 데 있다”며 “조사시작 전 해당업체들에게 법 위반 혐의가 있더라도 먼저 자진시정의 기회를 주겠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거래실태를 솔직히 알려줄 것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구속조건부 거래행위 혐의가 있는 가맹본부를 대상으로 자진시정을 유도하고 이에 응하지 않는 업체의 경우 추가조사를 실시해 조치할 계획을 세웠다.
공정위는 현재 가맹점주 1인당 평균 차액가맹금 액수, 가맹본부와 특수관계인 사이의 거래내역, 판매장려금 수수내역 등 구입요구품목과 관련한 정보들을 정보공개서에 반드시 포함하도록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정보공개서는 가맹점주가 가맹점 운영 시 부담해야 하는 비용, 가맹본부가 가맹점 영업활동을 제한할 수 있는 사항 등 가맹사업 전반의 내용을 담은 문서인데 현재 가맹본부 대부분은 차액가맹금 정보를 정보공개서에 적지 않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가맹본부가 가맹점으로부터 걷어가는 가맹금 형태가 차액가맹금에서 로열티 방식으로 전환되도록 유도하는 시책도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가맹본부가 로열티 방식으로 전환하는 정도를 공정거래협약이행 평가요소로 추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