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메디슨이 ‘삼성’이라는 브랜드 이름을 달고 프리미엄 의료기기를 앞세워 처음으로 미국시장에 진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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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수인 삼성메디슨 사장 |
인수합병으로 몸집을 키우면서 삼성 브랜드로 외국계 기업과 경쟁에 나서는 것이다.
삼성메디슨이 초음파 진단기기 ‘RS80A’를 삼성 브랜드를 붙여 미국에서 판매를 시작한 것으로 24일 알려졌다. 애초 7월에 출시하기로 했으나 인허가와 시장조사 때문에 다소 늦어졌다.
이 초음파 진단기기는 삼성메디슨이 최초로 내놓은 프리미엄 초음파 진단기기다. 심장 복부 유방 갑상선 등의 진단을 돕는 기기로 지난 6월부터 생산을 시작했다. 이 기기에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등 전자계열사의 고해상도 기술을 도입했다.
삼성메디슨은 그동안 중저가 위주의 판매전략을 펼쳐왔는데 외국계 기업들도 시장에 진입하면서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고급화 전략으로 전환하면서 삼성 브랜드를 붙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대형병원조차 국산제품은 잘 이용하지 않는다”며 “삼성메디슨이 중저가상품만으로 더 이상 성장할 수 없기 때문에 고급화 전략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삼성메디슨의 초음파 기기는 한때 국내 의료기기 수출 1위를 기록한 효자상품이었다. 그런데 지난해 GE헬스케어가 성남공장을 확대하면서 삼성메디슨은 수출에서 1위 자리를 내줬다. 이 공장은 세계 GE헬스케어 초음파 기기의 30% 정도를 생산할 수 있다.
GE헬스케어 초음파 기기 수출실적은 지난해 2억4천만 달러를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 반면 삼성메디슨은 2억2천만 달러로 2위로 밀렸다.
초음파기기 시장에서 외국계기업들의 공세가 날로 거세지고 있다. 세계 점유율 1위 GE헬스케어(24.1%)에 이어 필립스와 지멘스는 각각 19.0%, 12.5%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해 ‘빅3’를 형성하고 있다.
반면 삼성메디슨의 점유율은 3.1%에 그친다. 삼성메디슨은 이들 기업들을 뛰어넘기 위해 글로벌시장에서 고급화 전략을 확대하려고 한다.
삼성메디슨 관계자는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를 삼성메디슨과 통합해 자체 브랜드를 키우겠다”며 “프리미엄 초음파기기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초음파기기는 다른 영상진단장비에 비해 소형인 데다 가격이 저렴해 시장전망이 밝은 편이다. 또 방사능 노출 위험이 전혀 없다는 장점도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세계 초음파기기 시장은 연평균 4.4%씩 성장해 2020년 62.3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세계시장 규모는 약 46.2억 달러로 추정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